[에너지단열경제]정두수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다습해진 지역이 늘어나서 이번 세기말에는 전 세계에 12억명 이상 인구가 온열질환으로 건강상 피해를 입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대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2100년쯤에는 약 12억2000만명이 33도 이상의 ‘습구흑구온도(WBGT) 지수’에 노출될 것이라는 논문을 지난 12일 학술지 ‘환경연구회보’에 게재했다.
이는 현재 이런 이상기후에 노출된 이들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습구흑구온도 지수는 온열질환을 유발하는 4가지 환경요소인 기온, 습도, 복사열, 기류를 반영한 수치다.
습구흑구온도가 33도가 넘으면 건강한 사람도 온열질환 때문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40개의 기후 시뮬레이션을 분석해 온난화된 지구에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얼마나 증가할지 추정했다.
그 결과 미국 중부와 동부, 남아메리카대륙 중부와 북부, 중동과 중국, 인도, 호주 등지에서 습구흑구온도가 33도를 넘는 날이 1년에 하루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할 경우 건강 악영향을 받는 인구는 약 5억800만명, 2도 상승할 경우는 7억8900만명, 3도 상승할 때는 12억2000만명으로 추산됐다.
현재 습구흑구온도가 33도 이상인 환경에서 거주하는 세계 인구는 약 2억7500만명이다.
전 지구 평균기온은 19세기 말과 비교해 이미 1.2도가량 높아진 상태다.
연구진은 예를 들어 전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할 때 미국 뉴욕시의 경우 1년에 습구흑구온도가 33도를 넘는 날이 8일가량, 평균기온이 3도 오르면 이런 날이 약 24일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고온다습한 기후는 인간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치며 체온 상승으로 뇌와 다른 장기들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심각한 온열질환인 열사병에 걸릴 경우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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