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 계열 촉매에 간단한 처리로 질소성분 도핑, 생성물인 에틸렌 선택도 향상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담지량의 텅스텐 단원자 촉매/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 김희연 박사팀이 온실가스인 메탄을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지난 30여 년 간 난제로 여겨지던 ‘메탄 직접전환공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촉매기술이다.
메탄 직접전환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메탄은 천연가스나 정유 과정에서 31%, 소나 양 등 반추동물에서 27%가 배출된다.
이산화탄소(CO2)에 비해 방출량은 200분의 1이지만 지구 온난화지수는 25배나 높다.
온난화를 유발하는 효과는 20년간 지속되고 80배 이상 지구 온도를 높이는 효과를 낸다.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원료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의 역사는 길다.
메탄으로부터 부분 산화된 일산화탄소를 생산해 다른 고부가 화학제품을 만드는 간접전환 공정은 오래전에 상용화됐다.
하지만 높은 에너지 소모와 투자비용, 낮은 효율이 걸림돌이다.
텅스텐 단원자 촉매를 만들 수 있는 화학기상증착 장비/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반면 이미 30여 년 전에 제안된 ‘메탄 직접전환 기술(Direct Coupling of Methane)’은 간접전환공정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고 경제적이다.
문제는 기술의 난이도가 높고 현재까지 반응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대표적인 촉매 역시 제시된 바가 없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1㎚가 채 되지 않는 크기로, 메탄산화이량화(OCM) 반응에서 기존의 나노 촉매에 비해 질량당 활성이 100배 이상 우수하다.
메탄을 직접 전환하는 기술 중 메탄산화이량화는 메탄을 산소와 반응시켜 에틸렌 등으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이다.
매우 강한 탄소와 수소 결합으로 이루어진 메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약 800도 이상의 높은 반응 온도가 필요하다.
반응 중 발열에 의해 촉매가 심각하게 비활성화되는 문제도 있다.
열역학적으로 메탄이 에틸렌으로 커플링되는 경로보다 일산화탄소 또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산화되는 경로를 선호해, 에틸렌의 수율도 높이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메탄 직접전환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의 원자단위 설계기술과 촉매조성 최적화기술 등을 적용해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텅스텐 계열의 촉매에 간단한 처리만으로 질소성분을 도핑함으로써 부반응인 메탄 산화반응을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물인 에틸렌의 선택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촉매 제조 과정 중 액체 상태의 피리딘(염기성 용제나 공업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무색의 휘발성 액체)을 일정 농도 첨가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질소를 도핑했다.
피리딘의 첨가량 조절만으로 질소도핑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도핑된 질소 성분은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하던 화학기상증착 기술을 촉매 제조 공정에 적용해, 단원자 규모의 텅스텐 촉매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무결점의 박막을 제조하는데 사용하는 화학기상증착법을 촉매 입자의 합성에 응용한 것이다.
촉매 반응에서는 촉매 표면의 결점이 곧 반응활성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김희연 박사는 “지난 25년 간 수행한 촉매연구 중 메탄 직접전환 공정은 반응경로가 매우 복잡하고 공정변수 영향이 심각해 가장 어려운 주제 중 하나였다”며 “당장 결과가 보이는 상업성 높은 연구도 중요하겠으나, 메탄 직접전환용 촉매 기술은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써 그 중요성이 크므로 촉매연구에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텅스텐 이외에도 백금, 코발트, 니켈 등을 기반으로 한 단원자 촉매 합성에도 성공했다.
자체개발한 단원자 촉매는 메탄 직접전환공정 이외에도 메탄 개질을 통한 수소생산, 연료전지 및 수전해시스템, 광전기화학적 수소생산 등 다양한 에너지시스템에 적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메탄 전환공정용 촉매에 질소 도핑 기술’ 특허는 국내 등록과 미국 출원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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