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해안 홍합과 굴, 가리비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가장 높아

이슈분석 / 이재철 기자 / 2021-01-03 09:34:51
태반, 혈액, 뇌장벽, 장관, 폐 등 손상 우려, 심뇌혈관계나 내분비계에도 염증 반응 유발 가능성


굴과 홍합


해산물 중 홍합과 굴, 가리비가 미세플라스틱에 가장 많이 오염됐고, 아시아 해안의 생물에서 그 오염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헐요크의과대 연구팀은 2014~2020년에 진행된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과 관련한 연구 50여 편을 분석해 전 세계적으로 어류와 갑각류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상태를 환경보건전망 저널 12월호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오징어·홍합·굴 같은 연체류 속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0~10.5MPs/g으로 가장 높았다.
새우 등의 갑각류에는 0.1~8.6MPs/g, 어류에는 0~2.9MPs/g 들어 있었다.
갑각류에 미세플라스틱이 많은 이유는 홍합이나 굴 같은 소형 갑각류가 모래에서 작은 먹이들을 걸러 먹는데, 이때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MPs/g는 1g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 양을 말한다.
연구팀은 “한 사람이 연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량은 5만5000MPs/g”이라며 “통째로 섭취하는 굴이나 홍합 등을 통해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해안에서 채취한 연체동물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가장 심했다.
홍합, 굴 등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중국, 호주, 캐나다, 일본, 미국이고 유럽과 영국 순이다.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폐기물을 잘못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로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한번 유입된 플라스틱은 갑각류나 어류, 해양 포유동물 몸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대부분 창자나 간 등 생물체의 다양한 부위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특정 부위만 먹는 어류와 달리 굴이나 홍합, 가리비의 경우 통째로 먹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오염됐고, 그 부분이 사람이 먹는 부위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해산물 섭취가 인간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까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로든 우리 몸에 들어오면, 몸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이동해 상피세포, 점막, 장, 혈액을 타고 임파계와 간담도계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때 태반, 혈액, 뇌장벽, 장관, 폐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 호흡기로 들어오면 호흡기의 상피세포에 접촉해 인체로 흡수된 후 조직 염증, 세포증식, 괴사, 면역세포 억제 등을 유발해 기침, 호흡곤란,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심뇌혈관계나 내분비계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생식기 등에 직접적으로 독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연구 저자인 헐요크 의과대학의 대학원생 에방겔로스 다노폴로스는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마나 많이 해산물을 먹는지와 그 해산물에 어느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지 측정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측정치들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측정 방법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2060년까지 연간 1억5500만~2억6500만미터톤(metric ton)으로 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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