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조업에서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졌으나 건설경기 부진으로 비제조업체들의 심리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9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의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전산업 업화 지수가 내려간 것은 지난 12월 이후 넉 달 만이다.
기업BSI는 한은이 지난 14~21일까지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이달 응답 3172곳, 85.8%)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기준치인 100 이하이며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조업 업황 BSI의 장기 평균은 7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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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은행 |
제조업 업황 BSI는 7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라 넉달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석유정제·코크스(-19포인트), 화학물질·제품(-6포인트) 등은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정제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전자·영상·통신장비(9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휴대폰 수요가 늘어난 데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제조업체들은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24.0%)을 꼽았다.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우려(8.8%), 수출부진(9.6%)은 전월대비 각각 2.8%포인트, 1.2%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비제조업 업황 BSI는 71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1월(7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인 경기부진과 지난해 부동산 대책 이후 건설경기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휴일 증가로 운수·창고업은 3포인트 상승했으나 전문·과학·기술(-11포인트), 부동산업(-10포인트) 등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과학·기술의 경우 경기민감 업종인 광고대행과 건설엔지니어링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부동산업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 등으로 부동산 개발 수요가 부진한 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체들도 내수부진(19.5%)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이어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14.3%), 경쟁심화(13.3%) 등의 경영애로 사항으로 꼽혔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비제조업 심리지수가 안좋게 나오면서 전산업 지표가 내려간 걸로 보인다"며 "전문·과학·기술, 부동산업만으로 비제조업 지수에서 총 1.7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어두워졌다. 한 달 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업황전망BSI는 제조업(75), 비제조업(72)로 전월보다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공=한국은행 |
한편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3.7포인트 떨어진 91.6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BSI와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다. ESI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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