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환율 영향 제거하면 3달째 내림세
![]() |
▲ 연합뉴스 제공 |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환율 상승 영향에 수출입물가가 동반 상승했다. 상승률은 각각 2년 5개월,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하락 중이던 반도체 수출물가도 10개월 만에 소폭 개선됐다. 다만 환율 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여전히 감소세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어 반등을 논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공개한 ‘올해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전달 수출물가지수는 103.16으로 4월(100.51)보다 2.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 지난해 말보다는 2.5% 상승한 수치이며 지난 2016년 12월(+3.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에 해당한다.
수출물가지수는 작년 11월부터 하락세가 지속하다 올해 2월 들어 3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뒤 4달 연속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승세는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지난달 대비 0.9% 떨어져 3달째 내림세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봐도 7.9% 감소한 수치다. 지난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3.29원으로 4월(1140.95원) 대비 3.7% 올랐다.
한은은 “지난달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랐고, 이에 수출물가도 상승했다”며 “5월에는 국제유가도 하락해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69.3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과 비교해 6.8%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전월비 2.1%), 운송장비(3.4%), 화학제품(2.7%) 등 공산품이 2.6% 올라 수출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품목에선 휴대용전화기(3.7%), RV자동차(3.2%), 카본블랙(5.4%), 경유(3.1%)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은 9개월 연속 떨어지다 전달 0.5%로 반등했다. D램과 플래시 등을 합친 메모리 반도체 평균값 하락률은 지난 2월 -4.3%에서 3월 -3.4%로 축소됐다가 4월 -5.2%로 확대된 바 있다. 다만 환율 효과를 거둬낸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반도체 가격은 –3.1% 감소했다.
1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D램값은 4월 -9.9%에서 5월 -0.5%로 하락폭이 줄었다. D램 가격 하락폭은 지난 1월(-14.9%), 2월(-6.9%), 3월(-5.2%)로 넘어가며 감소했으나 4월 대폭 확대된 바 있다. 계약통화 기준 D램 가격은 –4.0%를 기록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를 회복으로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반도체 수출 자체가 여전히 마이너스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어 저점을 찍고 반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입물가지수는 4월보다 2.2% 상승한 113.66을 기록했다. 역시 전년 동기(+2.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에 해당한다.
수입물가 상승 역시 달러-원 환율이 오른 데 기인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지난달과 비교해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년 동월대비로는 3.9% 떨어진 것으로 기록됐다.
수입물가의 경우 원유(1.4%), 시스템반도체(3.7%), 철광석(3.7%) 등은 오른 반면, 동광석(-2.7%), 동정련품(-3.2%), 천연가스(LNG)(-0.9%) 등은 떨어졌다.
[ⓒ 에너지단열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