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도 보다 150억 달러 넘게 늘어난 752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2020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5일 발표했다.
흑자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국제 유가 하락과 수입 감소 속에서 4분기 들어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수출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가 여행 제한으로 적자폭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752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가 두 달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기존 한은의 전망치인 65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도체 불황을 겪었던 1년 전(596억8000만달러)에 비해 156억 달러 늘었다.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났다.
수출과 수입의 격차인 상품수지는 819억5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1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수출도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확대됐다.
수출은 5166억 달러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직후 대폭 축소됐던 수출은 4분기 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의 연간 통관수출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13.0%, 5.4% 늘어나는 등 수출 회복세를 이끌었다.
12월 수출(525억9000만 달러)은 2018년 11월 이후 25개월 만에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수입은 전년대비 8.8% 감소한 4346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7.2%) 보다 수입의 감소 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예상보다 더 커졌다"며 "다만 투자재 수입은 더 늘어났고 9월부터 수출이 개선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적자는 161억9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0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56억3000만 달러로 전년(118억7000만 달러)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입국자수는 1~11월 기준 84.7%, 출국자수는 84.1% 감소했다.
운송수지가 5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도 서비스수지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운송수지는 21억3000만 달러로, 여객운송이 줄었음에도 화물운송이 늘어나 흑자를 기록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12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19년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배당수입이 줄어 배당소득수지(20억8000만달러)는 대폭 줄었지만, 이자소득수지(106억3000만 달러)가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지난해 771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2017년(845억2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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