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풍력 발전 단가 3~5년 뒤 가스발전 보다 저렴해진다

신재생 / 박장수 기자 / 2020-04-24 10:39:18
석탄발전소 가스발전소로 대체시 좌초자산 2060년 74조원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 보고서, 한국 에너지 시장 현황 전망

[에너지단열경제]박장수 기자

파주천연가스발전소 전경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단가가 3~5년 뒤 가스발전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노후 석탄발전소가 모두 가스발전소로 대체되는 경우엔 비효율적 투자자산인 ‘좌초자산’이 2060년에 74조원에 달할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즉, 우선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석탄 대신 가스를 원료로 대체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보야 한다는 결론이다.
가스 대체 보다는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를 집중해야한다는 주장이 펼쳐진 것이다.
영국의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와 한국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21일 한국 정부의 가스발전소 투자에 대한 재무 위험을 다룬 ‘가스발전, 위험한 전환’ 보고서를 통해 이런 분석을 제시했다.
카본트래커는 기후위기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금융 전문가 그룹이다.
기후솔루션의 제안으로 지난해부터 약 6개월간 한국의 에너지 수급과 에너지 시장 현황, 전망을 분석했다.
카본트래커는 지난해 한국 석탄발전의 좌초자산 규모가 1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좌초자산(stranded asset)은 시설 노후 혹은 효용 감소로 가치가 떨어지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말한다.

한국 정부는 파리기후협정 대응을 위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을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준비 중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3.7GW(기가와트) 용량을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려고 하는데, 이 계획으로 2060년까지 '좌초자산'이 약 600억 달러(약 7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초자산은 시설 노후 혹은 효용 감소로 가치가 떨어지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말한다.
좌초자산의 규모가 커지는 요인은 가스발전 비용 증가와 발전사에 대한 과한 보상 탓이다.
보고서는 사고나 환경오염 같은 외부효과를 고려해 추산한 균등화 발전비용을 기준으로 신설 가스발전소의 발전비용이 대형 태양광·풍력 발전보다 비싸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보고서는 현재 새로 짓는 태양광‧해상풍력‧육상풍력 발전 모두 신설 가스발전소의 단가보다 저렴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부착된 태양광 발전은 2028년쯤 신설 가스발전보다 저렴해진다.
신설 비용을 빼고 현재 생산 중인 가스발전의 단가와 비교하면 신설 태양광 발전은 2023년, 해상풍력은 2024년, 육상풍력은 2025년에 지금의 가스발전 단가보다 더 싼 가격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본트래커는 “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가스발전소를 2050년까지 퇴출시켜야 한다”며 "한전이 소유한 가스 설비는 노후하고 효율이 떨어지는데도, 지원금을 주면서 민간 기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균등 발전단가가 가스·석탄보다 더 낮다"며 "가스·석탄은 용량요금을 보상해주면서 더 비싼 전원이 많은 우대를 받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카본트래커는 "2050년까지 낭비되는 자산투자와 현금 유동성 감소까지 감안하면 재무적으로도 마이너스인 선택"이라며 "재생에너지가 훨씬 비용도 낮은데 보상금으로 유지되는 가스발전에 투자하는 한전은 적자 상승 및 전기요금 상승의 주범"이라고 했다.
한국전력이 자회사 가스발전소에 과도한 용량요금을 지급하고, 주요 발전설비의 총괄원가회수를 보장하는 등 보상이 과도한 것이 좌초자산 규모를 키운 요인이라는 것이다.
카본트래커는 "한전에 과도한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석탄(가스 포함)발전을 키워주는 대신, 에너지 수급 시장 규제를 풀면 투명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남 화순 풍력발전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9차 전력기본수급계획에서 '가스발전'으로 방향을 틀면 몇 십년동안 고착화되는 만큼 지금 가스 전환을 막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 정부재정 모두 실패한 길로 쭉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후 석탄화력을 가스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한전의 계획대로 진행할 경우 좌초자산은 2060년까지 약 600억 달러로, 현행 발전 수단을 유지할 경우 좌초자산 300억 달러의 약 2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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