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핵연료 깊은 땅속 지하수와 만났을 때의 화학반응 잇달아 규명

전력·원자력 / 안조영 기자 / 2020-12-02 11:33:41
한국원자력연구원, 아메리슘(Am), 플루토늄(Pu), 우라늄(U)의 화학분석 자료 발표

(좌) 아메리슘 연구결과 게재 학술지, (우) 플루토늄 연구결과 게재 학술지/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사용 후 핵연료가 깊은 땅속에서 지하수와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화학반응을 잇달아 규명했다.
최신 분광 해석기법을 이용해 사용 후 핵연료 핵심원소들인 아메리슘(Am), 플루토늄(Pu), 우라늄(U)의 화학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사용후 핵연료는 높은 방사성과 핵 비확산 정책으로 인해 취급이 극히 제한되어 연구가 까다롭다.
사용후 핵연료를 지하 500m 깊은 곳에 보관하는 심지층 처분기술을 활용하려면 땅속 사용후 핵연료가 지진 등 각종 사고로 지하수와 만나는 상황을 대비한 연구가 필수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가 어려운 희소 원소가 심지층의 지하수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우수한 연구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에 존재하는 원소들이 지하수 중의 물질과 결합해 어떻게 변하고, 이동, 확산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핵심 기초자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처음 발견된 인공 방사성 금속인 아메리슘에 관한 연구는 고려대학교 곽경원 교수 등과 함께 진행했다.
분자 수준에서 아메리슘 화합물의 안정성과 아메리슘 원자에 빛을 쏘였을 때 나타나는 분광 특성의 상관관계를 제시하고, 원소가 결합하는 특성을 발견해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관련 기초연구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인올가닉 케미스트리(Inorganic Chemistry)’ 10월호에 게재됐다.
플루토늄에 대한 연구는 KAIST 윤종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했다.
플루토늄이 자연에 존재하는 탄산이온, 알칼리 토금속과 결합해 3성분 화합물(칼슘 플루토닐 카보네이트 화합물(CaPuO2(CO3)32-), 마그네슘 플루토닐 카보네이트 화합물(MgPuO2(CO3)32-))로 변하는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는 영국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달튼 트랜스액션(Dalton Transactions)’ 9월호에 게재됐다.
그 달 가장 뛰어난 논문인 ‘달튼 트랜스액션 핫 아티클(Dalton Transactions HOT Article)’로도 선정됐다.
우라늄은 사용후 핵연료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사용후 핵연료를 심지층 처분하는 경우 산소가 없는 깊은 땅 속에 보관하게 된다.
이 때 우라늄 또한 산소와 결합하지 않은 환원 상태의 우라늄(U(Ⅳ))으로 존재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특히 중요하다.
원자력연구원은 최신 분광 해석기법을 이용해 환원상태 우라늄의 화학적 특징을 새롭게 규명하고, 우라늄 나노 입자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역시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알에스씨 어드밴시스(RSC Advances)’ 10월호에 게재되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결과로 사용후 핵연료 속 핵심 원소들이 다양한 자연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화학적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처분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연구된 원소들의 화학 자료는 국제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인 만큼 국제 사회 기여는 물론 국내 원자력 기술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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