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높았던 日 브랜드…성장 꺾이나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경제보복’ 조치로 일본에 대한 보이콧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수입 자동차산업에도 퍼질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일본차의 판매 실적은 최근까지 성장 곡선을 그려 왔지만 이달 국내 반도체 부품에 대한 일본의 수출 제재가 가동되자 청와대 게시판 등 온라인상에선 일본 업체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 |
▲ 보배드림 캡쳐 |
◆ “일본차 사지 말자”…불붙는 日 자동차 불매 운동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본기업 제품 불매 운동 동참합시다’ 등의 글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일부는 제품 브랜드 명이 상세하게 기재돼 해당 회사에 대한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리스트에는 도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도 올라와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과 일본차 동호회에서도 차량을 불매하자는 글이 빠르게 생성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작성자는 “우리 국민들 먼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 수는 5일 기준 2만4,348이 넘어가고 있다.
전문가 역시 일본 차에 대한 불매 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장적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한국 정부가 나서면 일본이 또 문제로 삼아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서 불매 운동을 하면 일본도 이야기할 수 없다”라며 특히 “일본 자동차산업이 (정치권에도) 힘을 갖고 있으므로 일본차 불매 운동으로 시민단체에 압력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대학생 단체 ‘겨레하나’는 지난 3일 토요타 대리점 앞에서 실제로 1인시위를 벌인 바 있다.
◆ 잘 나가던 일본차…성장 곡선 꺾일까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 확산 조짐에 따라 이들 차량의 판매 실적에 여파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지속됐던 한일 양국 간 갈등 속에서도 그간 일본 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해왔다.
국내 판매 중인 일본차 브랜드는 총 5곳으로 그중 혼다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시장에서 5684대를 판매해 전년과 비교해 94.4% 성장했고, 렉서스는 8392대로 33.4% 상승했다. 인피니티는 1140대로 3.7%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증가는 중형 세단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의 견인 역할 덕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렉서스의 중형 세단 ‘ES300h’는 전달 672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4위를 기록했고,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또한 각각 522대, 451대가 팔리며 지난달 수입차 10 손가락 안에 들었다.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의 일본차 경쟁력으로 불매운동 실제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고가의 내구소비재인 자동차가 외교 문제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일본 정부는 한국 수출 관리 운용 정책을 개정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하고 4일부터 조치를 본격 시행했다.
[ⓒ 에너지단열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