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보라이드(CoxB)’ 물질, 하이니켈 양극 구성 성분 산소와 강한 결합 이루는 원리 이용
개발된 코팅법을 적용한 양극재를 썼을 경우 배터리 수명 유지 효과./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 연구팀이 미 MIT 대학 쥐 리(Ju Li) 교수팀과 공동으로 배터리 수명을 저해하는 양극재 입자의 미세균열과 화학적 불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코팅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하이니켈(니켈 함량 80% 이상) 양극재의 수명을 20% 늘릴 수 있으며 상온에서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코팅 가능한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대용량 배터리 양극 소재로 꼽히는 하이니켈 소재는 고용량 발현이 가능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문제는 충·방전이 반복되면 소재 입자 내부에 미세균열이 생기고 배터리 전해액과의 부반응 때문에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
전극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소재 표면에 코팅제를 발라 700°C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하지만 성능 저하와 공정비 상승이라는 단점을 야기하고 있다.
연구팀은 보호제인 ‘코발트-보라이드(CoxB)’ 화합물을 양극재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골고루 침투시킬 수 있는 상온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코발트-보라이드(CoxB)’ 물질이 하이니켈 양극 구성 성분인 산소와 강한 결합을 이루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이니켈은 주로 입자 표면에서 시작된 균열이 안으로 파고들어 내부까지 균열이 생긴다.
새로 개발된 코팅법은 입자 안팎을 모두 보호할 수 있으며 수명 유지 효과도 뛰어나다.
연구팀은 코팅제를 쓴 하이니켈 양극재와 상용 인조흑연 소재를 음극재로 쓴 배터리를 제조하고 성능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500회 충전·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95%에 이르는 성능을 보였다.
일반 하이니켈계 소재보다 약 20% 향상된 수명 유지율이다.
연구팀은 개발된 코팅 물질이 하이니켈 양극소재의 구조적 안정성을 개선하는 원리와 현상도 이론계산과 원자단위의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규명했다.
개발된 코팅법이 입자 내부까지 코팅 하는 모식도와 실제 현미경 사진.
일반 니켈계 양극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왼쪽), CoXB 코팅물질이 적용된 니켈계 양극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오른쪽)/UNIST 제공
제1저자인 윤문수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생은 “하이니켈계 소재는 45°C 이상 고온에서 미세 구조 붕괴가 발생하는데 새로 개발한 코팅법으로 이 문제도 해결됐다”고 밝혔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하이니켈계 양극소재는 습식코팅 공정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으나 잠재적으로 미국특허의 침해 가능성이 큰데다 고온 합성이라 생산비용 상승 문제가 있다”며 “새로 개발된 코팅법을 적용해 양극재 대량 합성공정을 개발하면 기존 코팅 공정보다 적어도 20% 이상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3월 2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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