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정두수 기자
세계적 석학이자 ‘글로벌 그린뉴딜’의 저자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이 20년 내 탄소 기반 문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팬데믹(대유행)을 포함한 기후 재앙을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재생에너지 등을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다.
리프킨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한국형뉴딜TF(단장 김성환 의원)가 1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기후위기 극복 - 탄소제로 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전했다.
그는 현 상황을 19세기 영국의 1차 산업혁명에 이은 20세기 미국의 2차 산업혁명의 쇠퇴기라고 진단했다.
1900년대 초 텍사스산 원유로 대표되는 값싼 에너지원의 발견은 자가용의 대중화로 이어졌고 세계화로 이어져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균열’이 생겼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맞물리며 최근 10년 동안 코로나19까지 여섯 차례의 주요 감염병 대유행과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허리케인 같은 기후 재앙을 경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프킨 이사장은 “인간의 개발로 생태계가 좁아지며 바이러스도 인간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며 “이대로 두면 인류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더 많은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실내 생활과 실외 생활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앞으로 80년 안에 지구 생물 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며 “지구에는 4억5000만년에 걸쳐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을 경험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현 2차 산업혁명 인프라에서 벗어나 3차 산업혁명, 그린 뉴딜을 추진한다면 이 같은 위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망이 운송·물류와 건물로 확산해 나간다면 기후위기를 막으면서도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 이 같은 3차 산업혁명, 그린 뉴딜을 추진할 문화적 DNA와 자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 12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강한 의지가 있고 세계적 통신회사와 전자회사, 자동차 회사가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전력 시장도 뒤처져 있지만 최근 변화가 시작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프킨 이사장은 “한국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그린 뉴딜로 이끌 문화적 재능과 훌륭한 기업, 공동체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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