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위기 2030년 이전에 열대 바다 시작 가능성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지구 온난화로 생물 다양성이 갑작스럽게 재앙 수준으로 붕괴 될 수 있으며 이미 이런 붕괴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생물 다양성 및 환경연구 센터의 알렉스 피곳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금세기 안의 생태계 붕괴 시기와 위치 등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네이처와 UCL에 따르면 연구팀은 우선 1850~2005년의 기후 모델 자료와 동식물 3만652종의 생태 구역을 100㎢씩 나눠 현재까지 서식해온 환경을 분석했다.
그런 다음 2100년까지 연간 기후 예측모델을 이용해 각 생태 구역의 생물 종이 적어도 5년 이상 겪었던 기온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례 없는 기온 환경에 처하게 될 시기를 예측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생태 구역에서 상당수 생물 종이 살아가는데 적합한 기온 범위 밖에 놓이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100년까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유례 없는 높은 기온 환경에 당면하게 될 생물 종 중에서 73%는 적합한 서식 기온 한계 밖에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같은 생태 구역 안에서 여러 생물 종이 동시에 전례 없던 기온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생물 다양성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이 그대로 방치돼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4도가량 오르면(RCP 8.5) 적어도 15% 이상 생태 구역에서 생물 종 5종 중 한 종 이상이 적합한 기온 밖에 놓여 생태계 기능에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분석했다.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억제해 기온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줄이면(RCP 2.6) 피해 구역을 2% 이내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 2% 내에는 산호초처럼 생물 다양성이 가장 강력한 생태구역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물 종이 겪게 될 전례 없는 기온은 2030년 이전에 열대 바다에서 먼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호주 대보초의 대규모 백화현상이 이런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열대림과 고위도 지역에서는 2050년께 이런 위험에 당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피곳 박사는 "기후변화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위험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생태 구역 내 대부분의 생물 종은 기온이 한계점을 넘기 전까지 한동안은 대처할 수 있지만, 상당수 생물종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 조건에 갑자기 당면하게 될 때 이 선을 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끄러운 경사지가 아니라 낭떠러지로, 시기와 장소마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즉각적이고 대폭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기후변화 완화에 나서야 할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은 생물 종과 생태계가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생물 다양성에 제기하는 위험 곡선을 평평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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