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범 칼럼 <유기 단열재 사용 진정 문제인가>

칼럼 / 이승범 기자 / 2020-05-05 14:54:24
단열재 문제가 아니라 단열재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
이천 화재현장 우레탄폼 규격 제품 확인 필요, 가짜면 강력 처벌해야
선진국, 환경 저해 심각한 난연재 보다 가연성이어도 친환경제품 선호

[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해 만일 설계도대로 규격에 맞는 우레탄 정품을 썼다면 현행 법규상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석유화학에서 추출된 원료를 사용하는 유기 단열재는 법규에 맞추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공장이나 창고는 물론 일반 건축물 등 시공 시 적합한 용도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스티로폼으로 잘 알려진 폴리스티렌 계열의 단열재는 가격과 단열 성능, 친환경적인 측면 등 모든 면에서 비교 우위가 있으나 난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들어 일부 회사에서 난연 제품 생산을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페놀폼은 단열과 준불연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1군 발암물질 논란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제품이다.
이번 사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우레탄폼은 시공과 단열 면에서는 기능을 인정받고 있으나, 화재 시 유독가스 발생과 재활용되지 못하는 비친환경제품으로 알져져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건물주와 시공자의 몫이다.
선택 시 분명한 것은 현장 상황에 적합한 단열재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단, 제대로 된 규격품을 쓰고 가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덧붙여 온실가스 등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향후 필수적이 될 것이다.
일부 건축물의 단열재 사용에 있어 정부가 준불연 제품으로 규정한 것은 원래의 제품 목적에 맞지 않는 부가적인 부분에 집착한 과도한 규제라 보여 진다.
단열재 생산의 목적이 건물의 단열인 만큼 에너지 누출을 막는 것이 첫 번째여야 한다.
일찍 선진국이 된 유럽에서는 단열재에 대한 가연성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단열재는 단열 성능과 평상시 친환경적이냐는 문제만 따진다.
다만 이번 화재 현장의 우레탄폼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격 제품을 사용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규격에 맞지 않는 저급 제품을 사용했으면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돈벌이를 위해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주는 가짜 제품을 사용했다면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재는 건축물과 관련된 일상의 문제인 만큼 안전과 소방시스템을 통해 방지 또는 대비해야 한다.
거의 모든 화재의 원인은 화재 예방관리를 위한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는 방출된 유독가스로 인해 분명 인체에 치명적인 작용을 했다.
하지만 환기가 잘되고 있는 상태에서는 충분히 탈출이 가능했으리라 여겨진다.
밀폐된 공간에서 즉각적으로 유독가스를 마셨기 때문에 질식돼 빠져 나오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도 소파나 바닥재 등에서 우레탄이나 플라스틱 제품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화재에 위험하다고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봉착된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에서 보여 주었듯이 철골 구조물도 비행기의 폭발에 의해 한 순간에 녹아내리는 광경을 목격한 바 있다.
즉, 폭발 사고에는 단열재의 단순한 가연성과 난연성이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에서 보여주듯이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안전관리자가 있었으면 우레탄폼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전기 용접을 한 쪽에서 했을 리가 없다.
안전 관리 규칙대로 환기가 제대로 됐다면 설령 용접 불꽃이 튀었더라도 유증기가 없어 곧바로 불이 붙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여기에 설령 발화가 됐더라도 환기가 된 상태에서 대피유도등이 작동되고 제대로 된 탈출구가 있었다면 큰 폭발이 없어 작업자 대부분이 현장을 탈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대로 된 안전관리만 됐으면 화재가 발생하지도 않았고, 설령 발생했어도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론은 단열재가 문제가 아니라 단열재를 운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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