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속속 화웨이와 ‘이별 선언’…韓 산업계는?

IT·전자 / 김슬기 / 2019-05-24 15:06:37
외교부, ‘반화웨이’ 유보적 입장
英·日 업체들은 속속 “거래 중단”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 화웨이 고립 전략 강화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총공세가 각국 기업에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똥을 피하기 위해 화웨이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반 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5G 이동통신망 구축으로 거래 중인 LG유플러스 등 화웨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현재 적지 않은 상태다. 

 

▲ 연합뉴스 제공
 


◆美 ‘화웨이 보이콧’ 한국에도 “참여해라”
24일 업계와 일부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우리 정부에 ‘반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외교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다만 “미국 측은 5G 장비 보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우리도 그러한 입장을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우리 정부가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섣불리 화웨이 장비 수입 규제에 나섰다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은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난항을 겪어왔다.

현재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기업은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한국증권전산, 농협, 삼성SDS 등이 있으며, 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무선장비를 쓰고 있고, 망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또 화웨이 기업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의 파트너사는 현대오토에버, LG CNS, LG화학, CJ올리브네트웍스, 효성ITX, GS ITM, 쌍용정보기술 등 110개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KT는 작년 10월 출시한 화웨이 스마트폰의 재고가 소진되면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의해 보도됐지만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사실상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어렵게 만들었다.

◆英·日도 동참…어디까지 퍼지나
미국의 이런 제재에 전 세계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에 동참하고 있는 상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똥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이 재빨리 화웨이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영국 업체들까지도 가세했다.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3대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의 최신 기종 ‘P30’의 발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들 회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화웨이 제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화웨이에 스마트폰 부품과 생산 장비 등을 판매해온 일본 파나소닉도 지난 22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는 “미국 정부의 거래 금지 조치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영국 통신사 EE 또한 화웨이의 첫 5세대(5G) 스마트폰인 ‘메이트20X’에 대한 사전 판매를 중단했고, 또 다른 대형 이통사인 보다폰도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사전 예약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직원들에게 화웨이와 진행 중인 계약, 지원 서비스, 기술 논의 등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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