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승범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에 포함된 유해물질 농도를 예측해 실제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위해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팀은 실제 대기 시료를 측정한 자료와 컴퓨터 모델링을 결합, 울산 지역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관한 ‘고해상도 대기오염 지도’와 ‘인체 위해도 지도’를 완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화석연료를 포함한 유기물이 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 벤조피렌을 포함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주목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기체와 미세먼지 같은 입자 형태 모두로 존재하는 반휘발성 물질이다. 우리 몸에는 기체보다 입자 형태의 유기오염물질이 더 위험한데, 현재 대기오염을 측정하는 수동대기 채취기는 주로 기체 상태의 오염물질 농도만 파악할 수 있다.
미세입자 형태의 유해물질 양을 측정하고 위해도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체-입자 분배모델을 이용해 기존 수동대기 채취의 단점을 보완했다.
수동대기 채취는 기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모니터링 기법으로 간편하고 저렴하다.
하지만 입자 상태의 오염물질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운데, 이를 기체-입자 분배모델로 해결했다.
이를 활용하면 개별 유기오염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기상 조건을 고려해 해당 물질이 기체와 입자로 얼마나 분포하는 지 예측할 수 있다.
이번 기술로 울산지역 20개 지점에서 채취한 대기 시료 측정결과에 기체-입자 분배모델을 적용해 오염도와 위해도를 계산했다.
위해도는 오염물질에 일정 시간 노출될 때 암이나 기타 질병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발생활 확률을 말한다.
오염물질 농도가 높아도 단시간 노출되면 위해도는 낮고 반대로 농도간 낮아도 장시간 노출되면 위해도는 높아진다.
그 결과 울산에서 PAHs 오염도와 인체 위해도는 주거지보다 산업단지와 주요 도로변에서 높게 나타났다.
평균적인 위해도는 미국 환경청에서 제시한 기준치 이하였지만 산업단지 등 고농도 유해물질에 오래 노출되는 지역에서 위해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성득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한 기법으로 도시별로 수십 지점 이상에서 비교적 저비용으로 고해상도 위해도 평가가 가능하다”며 “특히 대기오염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온라인 공개됐으며 오는 7월 5일에 출판될 예정이다.
[ⓒ 에너지단열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