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점차 부진에서 부진”
투자와 수출 지속적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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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제공 |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우리 경제가 2개월 연속 ‘부진’ 진단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보다 그 수위는 더 높아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3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5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4월호에서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이후 두 달 연속 ‘부진’이 평가에 언급된 것이다. 특히 이달에는 문장에서 ‘점차’가 빠져 이전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KDI는 작년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들어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기 시작했고 전달에는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한 바 있다.
KDI는 항목 가운데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의 감소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행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수출액의 감소폭은 확대되면서 부진이 지속됐다”고 설명됐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15.5% 줄어 전달(-26.8%)과 비교해 감소폭이 줄었으나 의미있는 개선은 아니라고 평가됐다. 특히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는 43.7% 감소해 부진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15.2%로 지난달(-17.0%)에 이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건설수주는 건축부문 감소에도 불구하고 GTX사업 등 토목부문에서 대형사업이 수주되면서 일시적으로 높은 증가율이 기록됐다. 그러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부문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택착공은 44.9% 감소했고,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은 8.4% 줄었다.
4월 수출은 –2.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달과 비교해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증감은 –5.8%로 전월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 나누면 반도체(-13.5%), 석유화학(-5.7%) 및 석유제품(-2.6%)이 감소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월 세계교역량(-1.1%)이 감소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99.1)도 하락하는 등 대외여건도 점차 악화하는 상황으로 기록됐다.
다만 소비에 대해서는 서비스업생산이 여전히 저조하지만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둔화추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언급됐다. 3월 소매판매액은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견인하면서 2.4%의 증가율을 보여, 1~2월 평균인 1.3%보다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생산 흐름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됐다. 3월 광공업생산은 기타운송장비가 14.9% 확대됐지만 반도체 증가폭이 지난달 5.9%에서 2.5%로 감소되고 자동차도 동기간 0.4%에서 –1.4%로 축소됐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 감소세, 수출출하도 0.2%에서 1.0%로 소폭 증가에 그치면서 -1.5%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부진으로 111.8%를 나타내면서 작년 10월 이전의 105% 내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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