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서울에서 연면적 3000㎡ 이상 건물을 신축할 경우 의무화된 신재생에너지 설치 가능 대상에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형(SOFC) 연료전지'가 추가된다.
고체 산화물형 연료전지는 기존 방식보다 발전효율이 10% 높은 차세대 연료전지다.
태양전지를 건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도 건물 외관과 조화에 중점을 둔 다양한 디자인과 유형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및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지침’ 등에 따라 서울시내에 연면적 3천㎡ 이상 신축하는 경우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의무 비율 이상 설치해야 한다.
‘녹색건축물’은 에너지 사용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건물이다.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산정 지침’을 26일 개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고시 이후로 제출되는 신축 인·허가 사업부터 적용한다.
서울시는 이번 지침을 통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소비 건물이 확대되고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건축주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됐다.
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지만 그동안 관련 제도가 미비해 실제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고자 이번에 설치기준을 마련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SOFC형 연료전지’는 국내 다수 업체에서 개발·시판 중이지만 그동안 건물에 설치하기 위한 제도가 미비해 관련 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서울시 지침 개정으로 서울 내 민간 신축 건물에 설치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현재 STX중공업, ㈜미코, 경동나비엔 등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건물용 제품이 실증시험 중이거나 상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신제품인 SOFC의 신뢰성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정부 R&D 사업 실증 장소로 서울물연구원 건물 내 유휴 공간을 제공해, 2019년 11월부터 SOFC가 가동 중에 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의 경우 지금까지는 발전효율로만 신재생 의무 이행 여부를 평가해, 발전효율이 높지만 투박한 외관의 일반 결정형 BIPV가 주로 설치됐었다.
이번 개정 지침에는 설치면적 산정기준을 신설해 발전효율보다 건물 외관과 조화를 중점에 둔 다양한 BIPV가 보급 가능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일반 결정형 BIPV 1장을 설치해야 할 때 효율이 낮은 디자인 특화 BIPV는 3장을 설치해야 했지만 개정된 기준에 따라 어떤 BIPV든 같은 면적이면 동일 실적으로 인정 된다
건축주의 BIPV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시는 신기술·디자인형 BIPV 설치 건물에 우선적으로 최대 80%의 설치 보조금을 지급해 보다 빠르게 다양한 BIPV 시장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발전효율이 높은 SOFC형 연료전지와 다양한 BIPV의 수요·판매시장이 형성돼 수소경제 및 특수 태양광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축 건물에서 선택 가능한 연료전지 가운데 SOFC는 높은 발전효율을 가지나, 700℃의 높은 가동 온도 유지를 위한 일정 기간 연속 가동을 요해, 야간에도 전력 수요가 있는 대형 건물 위주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5년간 서울시내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예상량 5MW 중 40%인 2MW의 SOFC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약 1천억 규모의 관련 산업 매출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김호성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앞장서 온 서울시는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국내 첨단 신재생에너지 산업 안착에 기여하고 건물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
지르코니아(ZrO2)나 세리아(CeO2) 등의 고체 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한 제3세대 연료 전지다.
600~1000℃에서 작동하며, 발전 효율이 여러 연료 전지 가운데 가장 높아 40~65%에 이르고, 발전에 따른 탄산 가스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장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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