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북극진동과 성층권 급격한 기온상승 모식도/기상청 제공. 이번 겨울 텍사스 등 미국 중남부에까지 닥친 혹한과 폭설은 지구온난화로 북극 한기를 가뒀던 제트기류가 풀리면서 찬 공기가 남하해 일어난 기상이변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 근처에는 129㎝, 동부 뉴저지주 북부 마운트 알링턴 지역에도 약 90㎝의 눈이 쌓였다.
이달 중순에는 미국 본토의 73%가 눈으로 덮이고 2003년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눈이 내렸다.
텍사스주에는 이례적으로 폭풍경보가 발효됐고 오클라호마시티, 텍사스주 휴스턴, 아칸소주 리틀록 등에서는 최저기온이 경신됐다.
이 같은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에서 비롯된 제트기류의 불규칙적인 하강 때문이다.
미국폭설
겨울에는 북극 찬 공기가 북극 정점의 성층권 저압부인 극 소용돌이에 모여 있다.
극 소용돌이보다 낮은 고도에서는 지구 대기권을 감싸고 있는 제트기류가 있다.
북극의 온난화는 일정한 궤도를 형성하고 있는 제트기류를 움직이고, 제트기류는 뱀의 형태처럼 불규칙한 사행을 하게 된다.
이 때 극 소용돌이가 뻗어가는 곳에 한파가 닥친다.
상황에 따라 여러곳으로 남하한다.
우리나라에 닥친 역대급 한파나 유럽의 폭설 모두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 북극진동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초부터는 성층권 극 소용돌이가 평년에 비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열대 태평양에서 지속된 라니냐로 인해 북태평양에서 북미 서해안 사이 블로킹이 발달하면서 제트기류가 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따라 강한 수증기가 형성돼 미국 북서부 해안지역에 폭우·폭설이 내렸다.
즉, 성층권 기온이 급상승하고 북극진동, 라니냐가 영향을 줘 유럽과 미국 등에 한파가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 주변은 강한 한기의 축이 북동쪽으로 움직이면서 미국이나 유럽만큼 한기가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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