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순환의 잠자고 있는 거인’ 메탄가스, 시베리아 북극해 대륙붕에서 대량 방출

기후변화 / 차성호 기자 / 2020-10-29 17:28:56
온난화 유발 효과 이산화탄소의 80배 지구온난화 가속 우려

[에너지단열경제]차성호 기자

 
‘탄소 순환의 잠자고 있는 거인’이라고 불리는 시베리아 북극해 해저지형에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배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방출량은 20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온난화를 유발하는 효과는 80배로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최근 “러시아 과학연구선이 북극해 탐사에서 대륙붕에 갇혀 있던 메탄이 대량으로 방출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륙붕은 수심이 35~240m인 대륙의 연장 부분으로, 해수면의 상승과 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지형이다.
퇴적물이 분해되면서 방출된 메탄은 그동안 북극해의 대륙붕에 언 채로 갇혀 있었다.
러시아 과학연구선 아카데믹 켈디시호 연구진은 러시아 북쪽 랍테프해 수심 350m 지점에서 평소보다 400배의 농도로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방출된 메탄가스는 대부분 물에 녹지만, 이 지역 해수면의 메탄 수준은 이전보다 4~8배나 높아진 상태다.
아카데믹 칼데시호의 수석과학자이자 러시아 과학원의 이고르 세미레토프 박사는 “이번에 확인한 메탄 방출은 이전보다 상당히 큰 규모”라며 “기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북극의 경사면 퇴적물에도 많은 양의 메탄과 다른 가스들이 냉동 상태로 묻혀 있다.
이를 북극의 하이드레이트로 부르는데, 미국 지질조사국은 급격한 기후변화를 가져올 네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하이드레이트를 꼽아왔다.
과학자들은 북극해의 메탄 불안정의 가장 큰 이유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올해 시베리아의 1~6월 평균 기온은 이전보다 섭씨 5도가 높았다.
인간에 의해 이전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600배나 더 방출된 결과로 해석됐다.
지난해 바다의 얼음도 예전보다 일찍 녹았다.
보통 10월 중하순이면 이 지역에서 얼음이 관찰되지만 올해는 아직도 얼음이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동북극에서 따뜻한 대서양 해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가 원인이다.
시베리아 메탄가스가 가져올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밝혀진 것이 없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아카데믹 켈디시호에 탑승한 스웨덴 스톡홀름대의 외르얀 구스파트슨 교수는 가디언과 위성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지구 온난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지만 동시베리아 대륙붕의 메탄 수화물 시스템이 교란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단열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