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9명 혈액에 미세플라스틱 포함

단열 / 이승범 기자 / 2024-12-10 17:30:29
미세플라스틱 혈액 응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나와

자동차 타이어에서 마모돼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의 모습

 

성인 10명 중 9명이 혈액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미세플라스틱이 혈액 응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주장됐다.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와 정재학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소장 등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36명에서 채혈한 피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사한 결과 참여자의 88.9%(32명)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내용을 담은 ‘인간 혈액 내 미세 플라스틱 입자와 응고 지표와의 연관성’(Microplastic particles in human blood and their association with coagulation markers) 논문을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 

국내에서 인체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와 악영향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의 평균 농도는 1㎖당 4.2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검출된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스티렌(PS)과 폴리프로필렌(PP)이었다. 

PP는 일회용기와 합성섬유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질이며 PS는 식품 용기나 컵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성분이다.
입자 크기별로는 참여자의 75%에서 20~50μm가 검출됐고, 10~20μm 크기 입자는 52.8%에서, 50~100μm는 19.4%에서 확인됐다. 

100μm 이상 크기의 입자는 참여자의 16.7%에서 검출됐다.
연구팀은 냉장고 내에 플라스틱으로 된 식품용기가 50% 이상이라고 응답한 참여자에서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유의하게 높게 검출됐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용기에 밥을 담아 냉동실 보관했다가 전자렌지로 녹여서 먹고, 세척해서 다시 이를 반복할 경우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을 계속해서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높은 사람들에서 염증 및 혈액 응고와 관련된 지표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 염증 관련 단백질 수치를 높이고, 혈액의 응고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중국 저장대, 미국 버지니아공대 등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물이 든 플라스틱 용기를 영하의 온도에서 동결한 후 해동시킬 때 용출되는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물질의 양이 60도로 가열했을 때 나오는 양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를 게재했다. 

이 교수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들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질환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연구는 생활 속에서의 플라스틱 이용과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사이 관련성을 제시함으로써 잠재적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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