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인하’ 시그널 강해졌다…“3분기 유력”

금융 / 김슬기 / 2019-06-19 17:33:04
전날 회의서 ‘금리 인하’ 의견 사실상 2명으로 확인
“각국 중앙은행 시사… 3분기 단행 가능성 커져”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연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달 정례회의서 조동철 금통위원 외에도 이에 동조한 비둘기파가 1명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내달 최소 2명이 명시적으로 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한은 금통위의 경기 둔화 전망이 강화되면서 인하 여부뿐 아니라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지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연준과 ECB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시사되는 등 대외적인 요건으로 빠르면 3분기 이내에 단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개회 전 이주열 한은 총재(가운데)을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이 자리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제공


◆ ‘비둘기’ 강화된 금통위…사실상 2명 금리 인하 주장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 (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비둘기적 면모가 한층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공개한 ‘올해 제10차(5월 31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사실상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동철 위원은 앞서 금리 인하 주장에 대해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므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민간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표명한 바 있다.

조 위원 외에도 해당 회의에서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되는 1명도 “인하의 당위성이 있으나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며 다음 회의인 내달에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신 위원은 조 위원과 같이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다.

해당 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의 실물측면을 살펴보면 대외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로 부정적 전개가 확대됐다”며 “대내적으로는 지난 1·4분기 경제성장 실적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남에 따라 경제 성장세의 둔화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음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회의에서 또 다른 위원도 경기에 대해 비관론적인 진단을 내려 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를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이 위원은 “반도체 부문 회복, 미·중 갈등 해소로 하반기부터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될 거란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라며 “하반기 성장에 대한 정교한 전망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금통위 의장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견지하던 이주열 한은 총재까지 최근 입장 전환이 엿보이는 발언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 금리 인하 신호 ‘뚜렷’…“3분기에도 가능”
한은의 경기 둔화 전망이 강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인하 여부가 아니라 시기와 횟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늦어도 올해 내에 빠르면 3분기에 단행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 결과는 20일 새벽에 나온다.

KCMI 황세운 위원은 <에너지단열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하는 기관들이 많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이 높아 연말 내로 단행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ECB(유럽중앙은행)가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미국 연준 같은 경우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다”며 “복수의 금리 인하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측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거 보면 4분기가 아니라 3분기에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1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CB포럼을 통해 “앞으로 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추가적 경기부양책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이에 앞서 전달 30일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잠재적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불리한 리스크를 보게 된다면 그것은 좀 더 완화적인 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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