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집중 호우로 범람한 광주광역시 광주천의 모습/한국방송 캡처
올 여름 장마전선이 한반도의 남부와 중부를 오르내리며 무서운 물 폭탄을 쏟아 붙고 있다.
이재민이 이미 수천명을 넘어선데다 좁은 국토지만 한 쪽이 홍수가 나면 다른 한 쪽은 찜통더위가 발생하는 '극과 극' 의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올여름 한국·중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국가는 폭우 피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2달 이상 홍수가 쏟아진 중국 남부 지방에선 수재민이 50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도 지난달 규슈 지역 폭우로 하천 105개가 범람하고 70여명이 사망했다.
올 시작할 때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폭염에 대한 경고가 많았다.
올해 한반도 폭염은 역대 2위안에 들거라는 예고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폭염 대신 중부고 남부고 할 것 없이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 때문이다.
이제는 기상청의 예측을 벗어나는 수준의 이상 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올 한반도의 장마 원인은 동시베리아 지역에 블로킹이라 불리는 온난고기압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기 흐름을 정체시키는 기압계로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진 발생 자체를 예측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7월부터 우랄산맥 부근에 블로킹이 발생해 따뜻한 공기가 위쪽에 정체한 상태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쏠려 오게 된 것이다.
즉, 따뜻한 공기가 북극으로 이동하면서 북극 고온현상이 발생했고 평상 시와 달리 남북 간 기온 차가 작아지면서 제트기류의 약화와 함께 북쪽에 갇혀 있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다.
한반도로 내려온 찬 공기로 인해 여름철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상황과 전혀 다른 형태가 발생하다 보니 당초 예측과 달리 기록적인 장마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폭염 일수도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와 달리 북극과 러시아 시베리아는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북극은 38도, 시베리아는 30도 이상 기온을 기록했다.
캐나다에서는 5천년을 유지했던 산 정상을 뒤덮은 빙하 2개가 사라졌다.
주변 빙하도 10년 안에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해 한반도를 포함해 아시아권을 강타하고 있는 물 폭탄은 물론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폭염에 휩싸인 이상 기후 현상이 날로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30년 후에는 물 부족이나 해수면 상승 등의 원인으로 1억4천만명이 '기상 난민'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폭염으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기후영향연구소는 각국이 현재처럼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 배출한다면 2100년까지 폭염으로 인해 10만명당 73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이라고 봤다.
더구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처럼 덥고 빈곤한 일부 지역에서는 2100년 사망률이 10만 명당 200명에 달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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