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백두대간상 국립공원 침엽수림 대규모 고사 진행

이슈분석 / 이재철 기자 / 2021-09-14 18:46:05
지리산 천왕봉-중봉 구간 구상나무 떼죽음, 소백산·태백산·오대산·설악산도 관찰

지리산 천왕봉의 구상나무 고사목/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이 기후변화로 인해 백두대간상의 국립공원 침엽수림의 대규모 고사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백두대간 생태축에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침엽수의 쇠퇴가 확인됐으며 2010년 이후 가장 광범위한 아고산대 보호 수목의 피해가 있었다는 것.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침엽수는 총 7종으로 늘어났으며 가장 큰 피해가 확인된 곳은 지리산의 구상나무 밀집지다.
녹색연합은 “천왕봉-중봉 구간에서 구상나무 떼죽음이 뚜렷이 확인됐다”며 “천왕봉의 대표적 탐방로인 중산리 코스는 거대한 고사목 전시장으로 변해가고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탐방로 주변에서 붉게 물들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야봉 등에서도 피해가 컸으며 해발 1700~1900미터 사이에서도 떼죽음이 가속화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한반도에 자생하는 특산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로 잘 알려져 있다.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의 남부지방 산림의 해발 1000미터 이상 고지대에서만 분포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2013년부터 생존 상황을 ‘위기’ 단계로 분류한 멸종위기종이다.
녹색연합은 2019년까지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나 2020년을 정점으로 지리산 구상나무 고사가 더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덕유산에서도 피해가 컸다.
무주리조트 스키장 개발을 위해 정상 일대가 훼손되면서 스키장 주변 구상나무 고사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금과 같은 고사 속도라면 덕유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백두대간의 다른 아고산대보다 빨리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백산에서는 주목 천연기념물 군락지에서 기후 스트레스가 확인됐다.
군락지 주목 가운데 잎다발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누렇게 뜬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외에도 소백산 비로봉 일대 주목의 80% 가량이 기후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에서도 관찰됐다.
태백산에서는 분비나무와 주목의 고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짐이 확인됐다.
천제단을 중심으로 주능선 아고산대 침엽수 가운데 건강한 침엽수는 거의 없었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오대산도 주능선 1300미터 위의 분비나무에서 광범위하게 잎의 변색과 탈색 현상이 관찰됐다.
침엽수 잎의 변색 등 스트레스가 확인되면 빠르면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에 걸쳐 해당 침엽수는 죽어간다.
설악산에서도 분비나무, 잣나무, 주목 등이 기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녹색연합은 “정부가 백두대간 생태축에서 나타나는 아고산대 생태계 변화를 기후위기의 적신호로 인식해 대응해야 한다”며 “백두대간 생태축의 침엽수 집단고사는 곧 생물다양성 위기인 만큼 지금까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태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지난 2013년 한라산 아고산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2016년 지리산 구상나무와 설악산 분비나무 고사에 이어 지난해에는 지리산과 덕유산, 계방산의 가문비나무 집단 고사를 보고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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