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같은데 현실화율 ‘제각각’…고무줄 공시價

건설·부동산 / 김슬기 / 2019-03-18 17:18:54
강남권 재건축 10%포인트 이상 차이
지방도 ‘천차만별’…부산 75.5% 달성, 광주는 반도 못 미쳐
▲ ▲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내놓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들쭉날쭉한 시세반영률로 불신을 자아내고 있다. 똑같은 재건축 단지거나 실거래가 상승률이 비슷한 주택 간조차도 현실화율이 달라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1.339만 호에 대한 공시가 예정안을 토대로 소유자 의견 청취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68.1%에 맞췄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분석 결과 단지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현실화율이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8차(전용 52.74㎡)의 경우 통합 재건축 호재로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41% 이상 오른 9억2,800만 원을 기록했지만 작년 11월 실거래가(14억7,500만 원)와 비교하면 현실화율은 63% 수준에 그쳤다. 반면에 잠실 주공5단지(전용 82.61㎡)는 올해 공시가격이 13억6,800만 원으로 작년 말 실거래가(18억1,000만 원) 대비 현실화율이 75.6%나 달했다. 즉 대표적 재건축 단지 간에 현실화율이 1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올해 1월 1일 자 공시가격인 만큼 연초 가격 하락·상승분은 반영되지 않았고 조사 시점 시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현실화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편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지역에 지난해 실거래가 상승률도 거의 같은 아파트에서도 동떨어진 현실화율이 적용됐다. 서울 구로구 SK뷰 아파트와 롯데아파트는 둘 다 구로역에 있고 전용면적 84㎡의 작년 실거래 상승률도 30%가량으로 비슷했었다. 하지만 롯데아파트의 상승폭은 24%(3억5,500만 원→4억3,900만 원)에 달했지만 SK뷰 아파트는 3억1,500만 원에서 3억5,600만 원으로 13%가량에 그쳤다. 이에 따라 현실화율은 롯데아파트(6억4,000만 원)는 68.5%, SK뷰 아파트(작년 말 실거래가 5억8,000만 원)는 61.3%로 둘 간엔 7%포인트 넘게 차이가 생겼다.

지방도 현실화율이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작년 집값이 약세를 보인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자이1단지 전용 59.95㎡는 올해 공시가격이 3억3600만 원으로 지난해 말 실거래가 4억6000만 원과 비교해 현실화율이 73%에 달했다. 부산진구 양정동 현대1차 전용 84.99㎡ 역시 공시가격이 2억1900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작년 말 거래가 2억9000만 원과 비교해 75.5%까지 높은 현실화율을 도출해냈다.

이와는 다르게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광주 남구 봉선동 일부 아파트들은 공시가격 반영률이 50%에도 못 미쳤다. 봉선동 쌍용스윗닷홈 전용 120.53㎡는 올해 공시가격이 7억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46.86%나 급등한 작년 11월 실거래가 12억4000만 원과 비교해 현실화율이 56.61%에 그쳤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와 비교하면 현실화율이 19%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봉선동 쌍용스윗닷홈 전용 155.63㎡ 역시도 작년 5억4400만 원이던 공시가격이 올해 8억3200만 원으로 50% 가까이 급등했으나 지난해 12월 초 실거래가가 13억5000만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실화율은 56.89%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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