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 ‘트렌치 구조 모스펫’ 국산화 성공, 차량용 반도체 기술 선진국 진입

IT·전자 / 안조영 기자 / 2021-04-22 09:50:33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 소자 최첨단 기술 개발 성공,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해결한다

SiC 전력반도체 제조용 웨이퍼/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최근 차량용 반도체(전력반도체) 품귀 현상이 세계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반도체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이면서도 칩 공급을 더 늘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국산 상용화를 앞당기게 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최근 탄화규소(SiC, Silicon Carbide) 전력반도체 소자 최첨단 기술인 ‘트렌치 구조 모스펫(MOSFET)’을 개발해 국내 전문 제조업체인 (주)예스파워테크닉스에 20억원의 기술이전을 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로서 가전기기, 조명을 비롯한 모든 전기·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바꾸어 모터(전동기)에 공급하는 인버터의 핵심부품도 전력반도체다.
전력반도체 산업은 전기차, 재생에너지 발전, 에너지 저장장치 등의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성장 하고 있다.

SiC 웨이퍼와 전력반도체 소자/한국전기연구원 제공

 

SiC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용 수요가 급증해 최근 1년여 전부터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7억 달러(약 78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약 100억 달러(약 11조 1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높은 전압을 견디며 섭씨 수백도 고온에서도 동작하고 전력 소모도 작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SiC 전력반도체로 전기차 인버터를 만들면 기존의 실리콘(Si) 반도체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최대 10% 높아진다.
인버터의 부피와 무게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SiC 트렌치 모스펫 개발 국산화 성공은 한국이 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SiC 트렌치 구조는 안정적인 동작이나 장기 내구성 확보 등 기술 장벽이 높아 독일과 일본만이 양산화에 성공한 정도다.
연구팀은 SiC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에 좁고 깊은 골(트렌치)을 만들었다.
이 골의 벽면을 따라 전류 통로인 채널을 상하 방향으로 배열해 지금까지 수평으로 배열했던 채널 구조와 차별화했다.
수평으로 배열된 채널을 수직으로 세운 만큼 채널이 차지하는 면적을 절약할 수 있어서 전력 소자의 면적을 최대 수십 퍼센트 줄일 수 있다.
SiC 전력반도체가 전기차에 적용될 경우 최대 10% 전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SiC 전력반도체의 생산량을 증가시켜 세계적인 공급부족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iC 전력소자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만들면서 공급량도 늘려 소자 가격을 그만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KERI는 개발한 ‘트렌치 구조 SiC 전력반도체 모스펫’ 제조 원천기술을 포함해 제품 상용화를 위한 각종 측정·분석 기술 등 종합적인 기술 패키지를 SiC 전력반도체 전문업체인 ㈜예스파워테크닉스와 20억원에 기술 이전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왼쪽부터 나문경, 문정현, 방욱, 강인호, 김형우 박사)/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장비 구매부터 양산화 라인 구축까지의 전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등 그동안 수입에 많이 의존했던 SiC 전력반도체의 국산화, 대량 생산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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