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얇고 굽혀지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 기여 전망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이 자체 개발한 ‘능동형 탐침 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해 2차원 반도체 결함인 나노주름를 제어하면서 수 나노미터(nm) 수준의 정밀도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오히려 나노주름이 발광소자 제작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해, 종이처럼 얇고 굽혀지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차원 반도체 물질은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아 제조과정에서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주름이 생기게 된다.
이 주름은 반도체 물질의 기계적·전기적·광학적 균일성을 해치는 요소다.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능동형 탐침증강 광 발광 나노현미경’을 개발했다.
나노주름의 구조적, 광학적 특성 등을 15nm 수준으로 쪼개 정밀 분석할 수 있고 특성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나노현미경은 금 탐침으로 주름을 미세하게 눌러가며 관찰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탐침은 나노주름에서 나오는 약한 발광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고 주름의 모양도 정밀하게 바꿀 수 있다.
주름의 구조적 모양이 바뀌면서 이와 연관된 각종 물리적 특성도 변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빛 입자라 불리는 엑시톤이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의 나노주름으로 모여드는 ‘엑시톤 깔때기’ 현상을 규명했다.
빛 입자가 주름으로 몰려 나노주름의 발광 특성이 오히려 주름이 없는 상태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또 나노스케일에서 자유자재로 물리적 특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의 초소형 튜너블(tunable) 나노광원 플랫폼도 실험했다.
금 탐침의 압력으로 나노주름 구조를 변형시켜 전자띠구조, 발광 양자수율, 엑시톤 거동과 같은 물리적 특성을 바꾸는 것이다.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현미경의 특징이 묘사된 그림/UNIST 제공
이번 연구는 나노현미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질의 구조적·광학적 특성을 3차원 공간에서 초고분해능으로 분석하고, 물질의 기계적 특성과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4차원 복합현미경이 개발된 것이다.
또 저차원 양자 물질의 물리적 특성 규명과 이들에 존재하는 엑시톤 같은 다양한 준입자 간 상호작용을 나노스케일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3월 11일자 온라인 공개와 함께 겉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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