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실험장치 개략도
(a)상변화 물질(PCM) 벽 단면도 기포 발생장치로 벽 내부의 물질 순환을 촉진. (b)상변화 물질을 적용한 방에서의 온도 측정점과 온도측정 위치./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강상우 박사팀이 상변화물질인 '옥타데칸'을 이용해 건물 내부로 열이 들어오는 것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외벽에 이 물질을 적용하지 않은 것보다 내부 온도를 2.5℃ 낮췄다.
건물 벽에 단열재와 함께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열침투 경감으로 제로에너지 건물의 외벽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고체상태의 상변화물질이 액체로 변하는 동안 주변의 열을 흡수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물질은 온도와 압력 변화에 따라 고체·액체·기체와 같은 '상'를 오가는 '상변화 현상'을 보인다.
상변화 현상은 흡수·방출하는 열에너지가 많아 열을 관리하는데 많이 쓰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쓰인 상변화 물질은 일상적인 온도 범위에서 상변화가 일어난다.
고체상태의 상변화 물질은 액체로 변하는 동안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액체로 녹은 상변화 물질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케이스에 담아 건물 벽에 적용하면 외부의 열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주변의 온도가 상승하면 액체로 변하면서 열을 흡수하고 주변의 온도가 낮아지면 고체로 바뀌면서 열을 방출한다.
연구진은 건물에 적용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물질인 옥타데칸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옥타데칸이 건물 벽에서 액체로 변할 때, 건물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일정하게 녹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바깥 부분부터 액체로 변한 상변화 물질은 뜨거운 부분은 위로, 그렇지 않은 부분은 아래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변화 물질은 위쪽부터 녹고 아래쪽은 잘 녹지 않게 되며, 이미 녹아버린 위쪽을 통하여 열이 실내로 침투하기 때문에 상변화 물질을 사용한 이유인 상변화 동안의 온도 유지 효과가 금세 사라지게 된다.
연구진은 이 문제점을 기포를 주입해 해결했다.
옥타데칸이 액체로 변하는 동안 아래서 기포를 주입해 액체화된 옥타데칸을 골고루 순환시켰다.
그 결과 바깥쪽부터 균일하게 다 녹을 동안 건물벽 전체적으로 열침투가 중지돼 실내 온도상승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강상우 박사는 "기포 발생장치를 이용한 단열 벽체가 건물 냉난방 에너지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단열 기술은 건물 벽에 단열재와 함께 활용되어 열침투 경감 성능을 높이고 제로에너지 건물의 외벽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컨버전 앤드 매니지먼트(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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