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바다얼음 15년 뒤에 사라진다

이슈분석 / 이재철 기자 / 2020-08-12 11:43:31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 융해연못 형성이 해빙을 녹이는데 중요한 작용 밝혀내

[에너지단열경제]이재철 기자

해빙 위 설원 한 가운데 융해연못이 형성돼 있고 수면 위로 녹지않은 얼음 덩어리의 모습./NASA 제공 


북극 바다얼음(해빙)이 15년 뒤인 2035년이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등은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바스) 연구진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현재의 지구온난화와 비슷한 환경의 간빙기 상황을 참고해 미래를 예측해보니 2035년께면 9월 북극 바다에서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는 북극 바다얼음은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줄곧 줄고 있으며, 2044년에서 2067년 사이에 해빙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9월에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는 얼음이 없어지는 시기를 15년가량 앞 당겨 예측한 것이다.
연구팀은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의 최첨단 기후모델을 활용해 11만6천~13만년전 온난화 시기인 마지막 간빙기 당시 북극의 고온을 추정해냈다.
간빙기 때 북극의 온도는 여름철 고위도 지방의 강렬한 햇빛으로 인해 산업혁명 이전보다 4~5도 높았던 것으로 계산됐다.
당시 해수면 높이는 지금보다 6~9m 높았다.
이를 통해 강한 봄볕이 해빙 위에 '융해연못'(melt pond)을 많이 형성하고 이는 해빙을 녹이는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 기후모델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에서는 북극해의 얼음이 2035년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해연못(해빙호수)은 봄과 초여름의 햇볕으로 얼음 위에 만들어지는 얕은 물 웅덩이로 얼마나 많은 햇빛이 얼음에 흡수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햇빛을 반사해 우주로 돌려보내는지 알아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해들리 센터 모델은 해빙과 융해연못 등까지 고려해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최첨단 모델이다.
연구팀은 "마지막 간빙기 북극의 고온은 수십년간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였으며 이를 푸는 것은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도전적 과제였다"면서 "처음으로 해빙이 어떻게 사라지게 됐는지를 알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후 모델의 발전은 과거의 기후를 더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고 이는 미래 예측에 더 큰 신뢰를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BAS 고기후 그룹 책임자인 루이스 쉬마 박사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이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며 "마지막 간빙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함으로써 미래에 일어날 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극 얼음이 2035년께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가 모두 저탄소 세계를 인간의 능력 범위에서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해들리센터 기후 모델에 융해연못 변수를 반영한 레딩대학의 데이비드 쉬뢰더 박사 등은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해의 해빙에서 융해연못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를 기후 모델에 포함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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