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지구 바닷물 온도,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기후변화 / 안조영 기자 / 2020-01-15 11:51:52
기후위기 여파, 지난 5년도 역대 온도 가장 높아
지구상 모든 사람 하루 종일 밤새 100개의 전자레인지 가동 수준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세계 해양 온도 기록이 경신됐으며, 이는 지구가 '반박 불가능하게, 가속화해' 뜨거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기과학 분야 전문지인 대기과학의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지난 5년은 역대 해수 온도가 가장 높았던 기간이며 직전 10년 동안의 해수 온도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바닷물은 화석연료 연소나 삼림 파괴, 기타 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대기에 갇힌 열의 90%를 흡수한다.
따라서 해수 온도 상승은 기후 위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대기과학의 발전에 게재된 해당 논문 자료는 지난해 수심 2000m 이내 세계 해양의 평균 해양열용량(OHC, Ocean Heat Content)은 228제타줄(Zetta Joules, ZJ)로 2016년 대비 48제타줄 상승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진은 바닷속 정보를 수집하는 무인 측정장비 ‘아르고 플로트’ 3,800기와 수온측정계를 이용해 바닷물 온도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2018년 네이처지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6년까지 지구의 바다가 매년 흡수한 열에너지량은 13제타줄이다.
해양열용량(OHC)은 수온 섭씨 26도 이상 되는 바닷물의 일정 단위가 지닌 열에너지량으로, 사실상 해양 수온이 26도 이상인 바다의 크기 단위다.
시간이 갈수록 26도 이상의 뜨거운 바다 면적이 커졌다는 게 해당 논문의 내용이다.
가디언은 지난해 바다에 가해진 열량은 "지구상 모든 사람이 하루 종일 밤새 100개의 전자레인지를 가동한 결과와 같다고 밝히고 있다.
가디언은 겨울에도 26도 이상의 수온이 유지되는 바다가 늘어나면 그만큼 열대저기압 강도가 커져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있다.
태풍 대부분이 열대 지방의 바다가 뜨거워질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가디언은 이번 관측 결과가 명백한 기후위기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통 지구 온난화의 명백한 척도는 사람이 사는 곳인 평균 지표 기온"이지만 이번 조사 결과가 "더워진 바다는 더 강력한 폭풍을 낳고, 해수의 순환을 방해해 더 빈번한 홍수, 가뭄, 산불과 해수면 상승을 낳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 바다 생태계에도 당연히 악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지표면에 가까운 바다일수록 에너지가 많아 그만큼 생태계도 풍부하다.
하지만 이 지역이 뜨거워진다면, 대부분 해양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존 에이브러햄(John Abraham) 세인트 토마스 대학(미국 미네소타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기후위기 국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해양은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가를 보여주는 척도"라며 "해양 온도 변화로 중단되지 않고 가속화하는 온난화 속도를 볼 수 있었다. 정말 무서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또 "해양 온도 변화로 인해 더 큰 폭풍, 더 극단적 날씨가 나타날 것"이라며 "비가 내리고 증발하는 매커니즘에 변화가 생겨 건조한 지역은 더 건조해지고, 습한 지역은 더 습해질 것이며, 비는 폭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만(Michael Mann)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2019년은 관측 사상 가장 따뜻한 해였으며, 최근 10년간 단일 연도로는 가장 더웠던 해"였다며 "인간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바다가 데워지는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영국 해양 생물학회 소속인 댄 스멀(Dan Smale)은 "지구 해양 상층부의 열함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양은 대기에서 더 많은 열을 흡수할 것"이라며 "이 같은 온난화가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이브러햄 교수는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는 반박할 수 없다"면서도 "여전히 인간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의미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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