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콩이 입는 피해일수를 연도별로 나타낸 것/국립식량과학원 제공
기후변화로 1961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농업 생산성이 21%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2090년쯤엔 쌀 생산량이 40% 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SBS는 취재 파일을 통해 농업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지표를 사용해 1961년부터 지금까지 전 지구 농업 생산성에 대한 기후 요인을 분석한 해외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농업 총요소생산성은 노동 생산성, 업무 능력, 투자 금액, 기술 등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모든 생산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다.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가축, 곡물, 노동력, 토지, 물리적 자본, 자재 등 여러 요소를 전부 포함한 값이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성이 21%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7년간 기술 발달 등으로 전 세계 농업 생산성이 증가한 수치와 맞먹는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카리브해 등 따뜻한 지역에선 26~34%까지 감소해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생산성 감소 자체로 당장의 식량 공급에 문제가 있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지속돼 농업 생산성이 계속 감소할 경우 생산량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농업 생산성이 갈수록 기후변화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생산성을 분석하면서, 농업 생산성이 과거보다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밝혔다.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 이상 오른 현재, 앞으로의 온도 상승은 같은 0.1℃라도 과거보단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상황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단위 면적당 쌀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전체 쌀 생산량은 감소했다.
벼 재배 기술의 향상, 농기계 발전 등이 전보다 단위 면적당 쌀 생산량을 늘렸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해 전체 총생산량은 감소했다.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면 2090년쯤엔 쌀 생산량이 4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벼 수확량 추이/국립식량과학원 제공
콩은 당장 2030년부터 고온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식량과학원이 2050년쯤의 우리나라 온도 조건에서 콩을 직접 재배해 본 결과 콩 알갱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원은 35℃가 넘는 기온이 지속되면 농작물들이 생장에 사용해야 할 유기물들이 호흡에 사용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생장이 일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국립식량과학원 서명철 연구관은 “단순 기온 상승의 효과만으로도 생산성 감소를 확인했다”며 “기후변화가 유발되는 태풍, 폭우, 가뭄 등 이상기상 현상이 더해진다면 그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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