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생산되거나 수입되는 수많은 단열재 가운데 실제로 사용되는 종류는 시공 공법별로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단열재를 중심으로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본다.
가. 비드법단열재(EPS)
시공성과 가격 성능 우월, 가장 보편적 단열재
불에 약해 불연성 보강해야
스티로폴이라는 단어로 통용돼 가장 익숙한 이 단열재의 원래 이름은 발포폴리스티렌(Expanded Poly Styrene)이며 영문의 머리 글자를 따서 EPS라고 부르고 있다.
스티로폴은 독일 바스프사의 상표명이고 스티로폼은 미국 다우케미칼사의 상표명인 만큼 공식 명칭은 비드법 단열재로 불린다.
비드(bead)란 구슬 모양의 플라스틱 알갱이로 비드를 이용해 어떻게 발포시키는지에 따라 단열재의 성능이 결정된다.
비드법단열재는 시공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며 시공후 시간이 오래가도 단열성능의 변화가 거의 없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단열재다.
다만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지하나 기초부위에 시공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EPS는 1종과 2종이 있다.
1종은 보편적으로 스티로폴로 불리는 흰색의 제품으로 열전도와 압축 강도에 따라 1호부터 4호까지로 나누는데 압축강도가 가장 높고 열전도율이 가장 낮은 제품이 1호다. 가격은 호수가 낮을수록 비싸다.
공법별로 시공에 적합한 호수를 선택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2종은 네오폴이라는 상표명으로 익숙한 제품으로 흑연을 첨가해 열복사에 의한 축열 능력을 개선해 단열성능을 20% 이상 상향시켰으며 회색을 띄고 있다.
1종 제품의 비슷한 정도의 성능과 가격을 유지하면서 단열재의 두께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을 때 많이 사용한다.
다만 1종에 비해 온도 상승에 의한 휨 정도가 큰 만큼 숙성 과정이 필요하다.
나. 압출법단열재(XPS)
단열성, 내습성 우수 EPS 보다 불에 강해
모회사의 대표 제품인 아이소핑크로 잘 알려진 단열재다. 원료를 녹여 연속으로 압축.발포시켜 만든 제품으로 원래 이름은 압출폴리스티렌(Extruded Poly Styrene)이며 영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XPS라고 부르고 있다.
EPS와는 달리 물을 흡수하지 않고 습기에 강해 기초나 지하실의 외벽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EPS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분홍색이나 노란색 등의 색상을 가미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가격을 제외하고는 열전도율이나 압축 강도 등 대다수 성능에서 EPS 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압축 강도가 뛰어나 지하층에 설치해도 2층 정도의 콘크리트 건물의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초기 열전도율에서 시간이 경과되면서 20~30% 가량 떨어지고 단열재 표면이 미끄러워 미장 마감시 주의해야하는 점이 단점이다.
XPS는 가급적 물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에 한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고 벽체 시공시에도 건식공법과 같은 적절한 마감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 글라스울(glass– wool) 단열재
내식, 내열성 우수, 목조주택 주로 사용
시공시 피부 접촉 주의 우려
유리를 녹여 섬유 형태로 뽑아낸 것으로 단열재의 규격이 목조의 시공에 최적화 돼있어 목조주택의 단열재로 많이 알려져 있다.
목조주택의 경우 샛기둥을 일정 간격으로 세우고 그 사이에 단열재를 채우는 방식으로 벽체를 완성하는데 이때 글라스울이 사용된다.
단열 성능이 우수해 적은 양을 시공할 수 있어 벽체의 두께를 줄이는데 효율적이다.
단 함께 시공하는 목재 자체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전체적인 열전도율을 깎아 먹을 수 있으며, 저밀도 글라스울로 시공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로 처지거나 수축 후에도 복원이 되지 않아 벽체의 일부가 텅 빌 수도 있는 점이 우려된다.
자칫 하면 결로수의 유입으로 단열재와 나무까지 상하는 피해를 볼 수도 있어 시공상 주의가 필요하다.
글라스울은 공식적으로 건강에 무해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나 시공 과정에서 사람의 눈이나 피부에 닿으면 따끔거리는 증상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라. 천연양모와 셀룰로우즈
글라스울 대체 제품
단열성능이 좋은 글라스울의 자체 문제점이나 시공상의 애로사항을 타파할 대체재로 등장한 것이 이불에 사용되는 천연양모나 재생종이를 갈아서 만든 셀룰로우즈다.
목조 주택 벽체의 내부를 빈틈없이 채워 단열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습기로부터도 비교적 견고하게 형태를 유지해 글라스울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글라스울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친환경 제품이라는 장점으로 최근 유럽의 목조주택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 폴리우레탄(polyurethane) 단열재
단열성 우수, 일정 시간 경과시 단열 성능 하락
스티로폴 보다 가격 비싸, 재활용과 폐기 힘들어)
폴리우레탄은 주원료 두 개와 몇 개의 첨가제를 반응시켜 발포를 통해 만든다.
발포는 현장발포와 공장발포로 나뉘어 지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보드형식의 단열재는 모두 공장제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질폴리우레탄폼이라는 단일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이 우레탄폼은 크게 PUR(polyurethane)과 PIR(polyisocyanurate)로 나뉜다.
PUR과 PIR은 비록 같은 통칭으로 불리우고 있고, 같은 PU계열이기는 하나, 분자구조가 다른 물질이다.
PIR은 기존 PUR의 특성에 난연성을 높이려고 개발한 제품이다.
시장에는 경질폼, 연질폼 등으로도 나뉘어져 있는데, 본질적으로는 모두 PU 계열이다.
연질폼은 자동차시트, 신발밑창 등에 많이 사용된다.
경질 폴리우레탄 폼은 1종과 2종으로 나눈다.
즉, 1종은 표면에 아무것도 없는 누드폼이고 2종은 패브릭(천) 또는 알루미늄박막으로 표면이 처리된 것을 의미한다. 이 종류가 밀도에 따라서 1호~3호까지 구분되어 진다.
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에 표면이 있는 것은 그 제조 과정상 필요한 필수적인 것으로써 오히려 1종처럼 누드로 만드는 것이, 표면이 붙어 있는 결과물에서 표면을 제거하는 후속 공정이 따라야 하므로, 2종보다 1종이 더 비싸다.
여기에 제작공정의 편의까지 더해져 표면에 부직포 등을 붙인 2종 제품이 주로 유통된다. 열전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가격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높은 단열성능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재활용되기가 어렵고 썩기도 힘들어 친환경이라 보기는 어렵다.
또 폴리우레탄품은 투습은 어렵고, 흡수량은 비드법보다 좀 더 높다.
하지만 폴리우레탄 단열재 역시 XPS처럼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단열성능이 최대 20%까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즉, 열전도율이 시험성적서 상으로는 0.019라 해도 몇 년이 지나면 0.023이 되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을 계산할 때는 후자의 값을 사용해야 한다. 참고로 KS에서는 시간의 경과를 감안한 장기 열전도율을 기준으로 단열재의 규격을 나누고 있다.
바. 페놀폼(Phenolic Foam)단열재
강한 내열성 외벽 시공에 사용
포름알데이트 방출로 환경 유해 논란
강산성으로 스틸 등 부식 가속화
페놀폼은 페놀수지와 경화제,발포제를 혼합하여 발포 경화시킨 것으로서 내열성을 지니고 있으며 단열, 보온 효과도 우수한 제품으로 국내 대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준불연의 PF BOARD는 자기소화온도가 480℃ 로 화재에 매우 강한 수준이다.
최근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홍보를 하면서 주택건설 대기업의 제품으로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이라며 많은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내용은 첫째 페놀폼 단열재 추출물의 pH가 2.1-3.6의 강산성으로 철이나 스틸의 부식을 가속화시킨다는 점 때문에 미국 및 캐나다에서 페놀폼 제조업체에 소송, 생산이 중단된 상태임, 유럽 및 아시아에서는 생산 판매되고 있음
둘째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압출발포스틸렌 및 우레탄폼 단열재에 비해 장기간에 걸친 물흡수가 크기 때문에 물흡수로 인해 심각하게 단열성능이 저하됨
셋째 페놀폼 내에는 포름알데하이드가 137-264ppm 존재하여 건강, 환경 및 안전에 문제가 발생될수 있음
넷째 페놀폼은 화재시 연기는 우레탄폼이나 폴리스틸렌 단열재에 비해 현저히 적게 발생되나 화염전파는 유사하기 때문에 화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음
다섯째 페놀폼은 직사광선이나 빗물 및 습기에 노출된 환경이나 절단 작업시 분진 흡입 등 보관 및 가공시 문제 발생 요인이 많다는 것 등이다.
바. 진공 단열재
진공은 최고의 단열재다. 진공상태에서는 열을 전달할 물질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열전도율 또한 0이 되어서다. 실제로 패널 형태로 출시된 진공 단열재의 열전도율은 0.0045로 EPS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즉, 두께 30mm의 진공 단열재로 240mm의 비드법 단열재를 대체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EPS 대비 세 배 이상의 가격은 차치하더라도, 단열재를 이어 붙일 때 발생하는 선형열교와 현장가공의 어려움, 그리고 시공 중 파손의 위험 등으로 아직까지 많이 사용되는 편은 아니다. 두께에 극도로 민감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편적인 단열재로 자리 잡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 열반사 단열재
은박지나 금박지 등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외장마감재를 붙이기 전에 건물 전체를 둘러싸는 시공을 하는 단열재다.
얇은 은박 피복의 폴리에틸렌폼이며 값도 싸고 작업성도 좋을 뿐 아니라 얇은 두께로도 뛰어난 단열성능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많은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복사차단의 원리를 이용해 상당한 단열 효과를 주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 단열재의 가장 중요한 성립조건인 '밀폐된 공기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반사형 단열재는 그 특성상 오염될 경우 반사율이 급격히 떨어지며 단열성능이 저하되므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또한 태양광을 반사하는 것뿐이라서 건축물에 적용할 시 겨울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에너지단열경제 / 이승범 기자 ki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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