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불화화합물(Perfluorinated Compounds, PFC)

이슈분석 / 안조영 기자 / 2020-01-16 12:43:32
발암물질, 생식기능 저하와 암 유발 인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잔류, 축적
주한 미군기지 5곳 지하수 기준치 15배 검출

[에너지단열경제]안조영 기자

 


경북 칠곡군과 경기 의정부시 등에 있는 주한 미군기지 5곳의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최대 15배 초과한 발암물질이 확인됐다.
미군기지 안팎의 지하수 오염 실태 및 인근 주민에 대한 영향 등을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경향신문은 미국 국방부의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관련 보고서를 입수해 대구·경북 2곳, 의정부 2곳, 군산 1곳의 미군기지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확인된 과불화화합물 최고 농도는 미국이나 국내 기준치와 비교해도 15배가 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가 된 기지들을 아직 미군이 이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염원이 그대로 존재하면서 비가 올 때마다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미군기지 내 과불화화합물 오염도가 높은 것은 주로 이 물질이 포함된 소방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모린 설리번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2018년 3월 작성한 이 보고서를 보면 칠곡군 캠프 캐럴의 PFOA와 PFOS 복합 농도는 76~1066ppt, 대구 캠프 워커는 91~789ppt로 나타났다.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171~466ppt, 의정부 캠프 스탠리는 80~1061ppt, 군산 공군기지는 55~85ppt 사이의 농도가 검출됐다.
이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기준치(70ppt)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캠프 캐럴과 캠프 스탠리의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기준치의 최대 15배, 캠프 워커는 최대 11배,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최대 6배가 넘는다.
ppt는 물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단위로 1조분의 1을 의미한다.
반환될 미군기지는 물론 기존에 반환된 미군기지에 대해서도 과불화화합물 오염 여부와 주민건강 영향조사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불화화합물(Perfluorinated Compounds, PFC)> 

반도체, 전자제품, 도금산업 등의 세정용, 종이컵, 프라이팬도 사용
방수나 먼지가 묻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제품이 많은 아웃도어 이용

1947년 3M사에서 생산을 시작해 1951년 미국 듀퐁(DuPont)사에서 플루로폴리마(fluoropolymer)의 제조에 사용한 이래로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이다.
이들은 매우 안정화된 물질로 난분해성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 중에 널리 분포해 잔존한다.
​과불화화합물(PFC)는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한 번 환경에 노출되면 수백 년간 남게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 중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형태의 물질로, 탄소가 6개 이상인 과불화술폰산류와 탄소가 7개 이상인 과불화지방산류 및 그 염류 등 여러 가지 화합물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이 있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과불화화합물 술폰산 중 하나로 유기성 화합물 중 하나이다.

산기가 붙어있지 않은 과불화학센술포네이트(PFHxS)는 소방용 폼과 카펫 청소제로 주로 사용되었다.  

PFHxS 계열의 계면활성제는 인체에 영향을 주는 화합물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시 임산부의 태아 세포 손상 및 청소년에게 ADHD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과불화화합물의 과불화탄소(PFC) 가스는 반도체를 냉각시키는데 이용되는 냉매로. 교토의정서에 따라 감축해야 하는 6가지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중 하나다.
과불화화합물은 탄소와 불화의 화합물로 전자제품, 도금산업 등에서 세정용으로 사용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량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된다.
과불화화합물은 계면활성제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 등이 쉽게 스며들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특성이 있어, 산업계 전반에 걸쳐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어 왔다.
종이컵, 의류, 카펫, 가구, 신발, 마루광택제, 소방약제, 세척제, 페인트, 니스, 왁스, 인화지, LCD 제조, 컬러프린터·복사기, 항공기, 금속도금, 살충제, 석유생산 등에 사용되어 왔다.
또 눌음방지(non-stick) 코팅 조리기구 등에 사용되는 불소수지 제조시 PFOA가 가공보조제로 사용된 경우도 있다.
특히 방수나 먼지가 묻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제품이 많은 아웃도어 산업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PFC는 다양한 산업의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사용되는 만큼 자연으로 많이 배출된다.
먹는 물과 식품의 섭취, 과불화화합물 함유 제품의 사용 등 다양한 경로로 노출될 수 있다.
의류품에 사용된 PFC는 제품 사용 시와 폐기하는 과정에서 유출되기도 한다.
PFC는 자연 상태에서는 생성되지 않는 인공 화합물로, 일부는 분해 속도가 매우 늦어 한번 배출되면 주변 환경에 오랜 시간 동안 잔류한다.
배출된 PFC는 공기와 물을 통해 이동하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또한 그 이동 가능 범위가 매우 넓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산 청정지대뿐 아니라 돌고래, 북극곰의 간, 그리고 인간의 혈액과 모유에서도 PFC가 검출된 바 있다.
IARC(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과불화옥탄산(PFOA)만 발암물질(Group 2B)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인체 악영향은 주로 생식기능 저하와 암 발생 등에 집중돼 있다.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이 증가한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의 경우 체중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액응고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의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은 물론 인체 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잔류, 축적돼 악영향을 미치는 탓에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고 불린다.
미 국방부의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관련 보고서는 “제한적인 인체 연구들이 이 물질들에 대해 태아와 어린이의 발달 지연, 콜레스테롤 증가, 전립선·신장·고환암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체 유해성과 환경 악영향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화재에 민감한 군, 특히 공군에서는 이 물질이 포함된 소방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2018년 낙동강 수계 정수장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면서 시민들이 식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 바 있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에 관한 국제협약인 스톡홀름협약은 2011년 PFOS의 제조·사용을 금지했으며 지난해는 PFOA의 제조·사용도 금지했다./안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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