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없는 무한 무공해 청정 에너지
높은 초기 투자비용 부담…레이더 교란·소음도 문제
가변성·가용성 해결 위한 대용량 저장장치 연구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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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영광군 염산면 일원에 설치된 영광풍력발전단지 모습. 한국동서발전과 대한그린에너지, 유니슨 등 3사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지난 2015년 발전사업 허가를 얻어 2017년 착공에 들어간 뒤, 올해 1월 완공돼 현재 상업운전 중이다. /한국동서발전 제공 |
[에너지단열경제]김경석 기자= 풍력(風力)은 자연적인 바람이 가지는 운동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바꿔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다.
풍력에너지는 무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공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 세계 각국에서 그 활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풍력으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양은 회전 날개의 직경과 바람의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날개의 직경이 커질수록, 풍속이 빠를수록 각각 많은 양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생산된 전기는 가정용과 공업용 등으로 자체 소모하거나 한국전력에 역송전하여 전기를 판매하기도 한다.
지구는 공전(公轉)과 자전(自轉)을 반복하고 있는데다 표면 또한 불규칙하기 때문에 태양열을 받는 지표면의 온도가 불규칙해지면서 바람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람을 원천으로 하는 풍력 역시 태양에너지의 한 형태로 분류하기도 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항해를 하거나 풍차를 돌리고, 물을 퍼올리는데 풍력을 이용했으며, 최근에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풍력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풍력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전기를 얻으려면 초속 5m 이상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야 한다. 따라서 풍력 발전소는 사막이나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 많이 세워지고 있다. 또한 지상에서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대형 풍력발전기일수록 기둥을 높이 세워야 하고, 최근 세워지는 풍력발전기는 기둥의 높이가 100m를 넘는 것도 있다.
◇ 풍력의 장·단점
풍력에너지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전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발전 단가가 비교적 낮아 상용화가 용이하며, 풍차와 같은 설비를 이용함으로써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주요 에너지원별 발전 단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태양광은 1㎾h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140원이 소요되지만, 풍력은 약 64% 수준인 90원으로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3면이 바다인데다 해안선이 길어 풍력발전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바람이 희박할 경우 발전이 힘들며,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해 둘 공간이나 장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풍력 발전 설비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레이더 전파의 교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상당한 소음이 발생해 주택가나 마을 인근에는 설치하기 어렵다.
◇ 풍력발전의 원리
자연 바람으로 풍차의 날개를 돌리면, 날개의 회전운동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풍력발전기에는 크게 풍차날개와 동력전달장치, 발전기, 전력변환장치, 전력선이 있다.
이 가운데 풍차날개(blade)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적 회전력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맡으며, 동력전달장치(gearbox)는 입력된 에너지를 증폭시키는데 쓰인다.
발전기(generator)는 전자기유도작용에 의해 기전력을 발생시켜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며, 전력변환장치(inverter)는 발전기에서 생산된 직류전기(DC)를 교류(AC)로 바꿔준다.
인버터에 의해 교류로 바뀐 전기는 전력선을 통해 주택이나 공장 등 수용가에 공급된다.
◇ 풍력발전기
풍력이 가진 에너지를 흡수하고, 변환하는 운동량 변환장치, 동력 전달장치, 동력 변환장치, 제어장치 등으로 나뉜다.
‘기계장치부’는 바람으로부터 회전력을 생산하는 회전자(rotor)가 있다. 회전자는 회전날개(blade)와 회전축(shaft)으로 구성됐다. 회전자의 회전력은 증속기(gearbox)를 거쳐 적정 속도로 변환된다. 이 밖에도 회전자의 기동과 제동 및 운용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제동기(brake), 상하&좌우 조절시스템(pitching & yawing System)과 같은 제어장치들이 있다.
‘전기장치부’는 발전기와 기타 안정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 안정화 장치로 이뤄졌다.
‘제어장치부’는 풍력발전기가 무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설정하고 운전하는 제어시스템(control system)과 원격지 제어 및 지상에서 시스템 상태를 판별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monitoring system)으로 구성됐다.
◇ 풍력발전시스템 분류
풍력발전시스템은 형태, 구조, 구성품, 출력제어에 따라 분류된다.
우선 풍력발전기는 시스템의 형태, 즉 회전축의 방향에 따라 수평축 풍력시스템(프로펠라형)과 수직축 풍력시스템(다리우스·사보니우스형)으로 분류된다.
수직축 풍력발전기는 회전축이 수직으로 되어 있으며, 수평축 풍력발전기는 회전축이 수평으로 되어 있는 발전기다.
90년대 말에는 수직축 풍력발전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수평축 풍력발전기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운전방식은 기어박스를 사용하는 정속운전과 기어를 사용하지 않는 가변속운전으로 분류되며, 전력사용방식에 따라 계통연계(유도발전기)와 독립전원(직류발전기)로 구분된다.
기어박스를 사용할 경우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마모에 따라 기계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이 시스템은 유도발전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전력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어를 사용하지 않는(gearless type) 발전기는 기어박스 없이 발전기와 회전자를 직접 연결한다. 이러한 타입은 발전기의 출력을 계통이 요구하는대로 제어하기 위해 발전기 후단에 전력변환장치를 설치하며, 동기발전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효율 향상을 위해 영구자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어박스 타입보다 설치비가 비싸며 전력변환장치에 의한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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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태백시 매봉산풍력발전단지 전경. /태백시 제공 |
◇ 선진국 사례
북대서양 북동부 영국 본토 서쪽의 섬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 아일랜드는 청정 에너지 사용부문에서 EU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에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40%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안해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생산·저장·배전하는 이른바 ‘툴라헤넬 프로젝트’를 세우고 하이브리드 풍력발전에 나섰다. 현재로선 저장용 배터리의 가격이 적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비용으 하락하고, 결과적으로 통합 에너지 저장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아일랜드 케리 카운티의 새넌 강 주변에 설치된 13기의 풍력터빈은 총 3만7천㎾의 발전 용량을 갖췄다. 각 풍력터빈의 타워 바닥 부분에는 소형 자동차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설치돼 있으며, 이 배터리는 시간당 69㎾의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하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솔루션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에도 별도로 화석연료 발전소를 가동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휴일이나 휴가철처럼 전력 수요가 적은 날에는 초과 생산된 전력을 비축하게 된다.
대용량의 전력저장장치를 활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인 가변성과 가용성을 해소한 것이다.
다만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배터리는 산업적인 규모로 볼 때 무한반복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비용도 문제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화석연료발전소를 유지해 항상 전력망에 적절한 양의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러한 공식은 깨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저장 장치 업계는 여전히 가장 실용적인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그 해답은 배터리를 어떤 방식으로 풍력터빈과 직접적으로 통합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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