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탄생 비밀 풀 ‘우주먼지 분해 원리’ 찾았다

이슈분석 / 김경석 / 2019-05-08 19:31:38
한국천문연구원 ‘복사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 발견
기존 학설 뒤집어…별 생성·소멸 연구에 적용 가능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

[에너지단열경제]김경석 기자= 지구와 같은 행성이 생성되는 비밀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입자인 우주먼지가 분해되는 새로운 원리를 국내 과학자들이 발견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은 8일 ‘초신성의 강력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지는 원리’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우주 먼지는 죽어가는 별에서 생겨 새로운 별의 탄생을 유발하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기본 재료가 된다.


이런 우주 먼지를 연구하면 별의 탄생과 소멸 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5월 6일자 표지 그림. 강한 빛에 의해 주변 먼지가 강하게 회전하고, 이 과정에서 먼지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지는 원리를 설명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나 무겁고 젊은 별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질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5월 6일 발행)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성풍을 유발한다. 심지어 이산화탄소와 물도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복사 회전에 의한 우주먼지 파괴 개념도. 강한 광원에서 나오는 빛에 의해 주변 먼지들의 회전속도가 증가하고 원심력으로 인해 부서진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풀지 못한 비밀 중 하나는 초신성이나 블랙홀의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서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먼지 알갱이에 비해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파쇄나 승화와 같은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하지만 천문연구원은 초신성의 초기 단계 관측을 통해 강력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가 빛의 압력을 받아 마치 바람개비가 회전하듯 초당 10억 회에 이를 정도로 매우 빠르게 회전하고, 이 때 원심력이 먼지의 강도보다 더 세지면서 먼지가 부서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라고 명명했으며, 이 메커니즘을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등의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할 경우 그동안 풀지 못했던 천문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별의 탄생과 초신성이 폭발할 때 먼지들이 중심 광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에 따라 어느 정도의 크기로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연구를 이끈 천문연구원 티엠 황(Thiem Hoang) 박사는 “195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퍼셀(Edward Purcell)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우주먼지는 원심력에 의해 쪼개질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우리 연구는 우주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있으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안상현 박사와 이혜승 박사도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해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면서 “이번 연구는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의 은하 및 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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