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및 투자 부진 흐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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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그린북 /연합뉴스 제공 |
[에너지단열경제]김슬기 기자= 우리 수출이 반도체값 조정과 글로벌경제 둔화로 반년간 쪼그라들고 있는 것에 대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의 평가가 나왔다. 당국은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로 경기 보강과제를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6월호를 내놓으며 “중국 등 세계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최근 생산은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지난 4월호부터 3달째다. 해당 표현이 지난 4월에 재등장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었다.
다만 4~5월호에서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에 대해 부진하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수출과 투자’에 대해 부진한 흐름이라고 진단한 점에서 다소 표현이 달라졌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 잠정치는 지난해 대비 9.4% 떨어진 459억1000만 달러로 기록됐다. 예상보다 빨랐던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6개월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은 20억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구분하면 반도체(-30.5%), 컴퓨터(-27.2%), 석유화학(-16.2%), 석유제품(-9.2%) 등 주요 수출품들이 모두 뒷걸음질했다. 지역별로는 중동(-27.8%), 중국(-20.1%), 유럽연합(EU·12.6%) 등으로의 수출이 부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은 중국 경제와 매우 밀접한데 4월 들어 중국 관련 지표들이 1분기 대비 좋지 않았다”며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1분기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 대비 17.4% 떨어지며 크게 고꾸라졌다. 기계류(-5.0%)와 운송장비(-19.5%)에서의 투자가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건설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7.2% 축소됐다. 4월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은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부진함을 보이며 5.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허가면적이 작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재부는 내다봤다.
다만 생산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3월과 4월 생산은 광공업(2.1→1.6%), 서비스업(0.5→0.3%) 등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은 작년과 비교해 기타 운송장비(18.3%), 반도체(3.4%), 자동차(3.3%) 등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중에선 전문·과학·기술(3.2%), 정보통신업(1.5%), 숙박·음식업(0.3%) 등이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두 달 동안은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했다고 적었지만, 이번 달(5월)엔 생산이 두 달째 증가해 그런 표현을 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경제 동향을 통해 “조업일수 변동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생산 증가가 추세적인 것이라 평가하긴 어렵다”고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기관까지 포함해 기관마다 전망(view·관점)이 다를 정도로 현재 상황이 예단이 쉽지 않다는 의미”라며 “미·중 통상 마찰을 중심으로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어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도 안정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및 서비스 가격 안정세 유지 등의 영향으로 0.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가상승률은 5개월째 0%대를 유지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1.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는 내림세로 전환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와 함께, 투자ㆍ수출ㆍ소비 등 경기 보강과제를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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