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수 앞서는 경제]/2026 다보스 포럼이 경고한 ‘지경학적 분절화’의 공포

경제 / 정두수 기자 / 2026-01-21 13:16:47
“다자주의는 죽었다”
저성장 고착화 속 미중 패권 전쟁 2030년까지 장기화... 자원·통화·기술·제조 4대 전선 형성

2026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19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올해 포럼의 핵심 단어는 ‘지경학적 분절화(Geoeconomic Fragmentation)’로 압축할 수 있다.
이번 포럼의 핵심을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교수를 통해 재해석해 본다.
김광석 교수는 현재의 세계 경제를 저성장 고착화와 분절점이라는 두 단어로 정의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경제 위기가 오면 반등을 준비했지만, 이제는 태풍이 아닌 ‘혹독하고 긴 겨울’이 온 것”이라며, 세계 GDP 성장률(3.2%)보다 교역 증가율(2.4%)이 낮은 현상을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커지는 속도보다 국가 간 문을 걸어 잠그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다보스 포럼이 주목한 리스크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90% 이상이 향후 국가 간 협력이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위기 대응을 제외한 기술, 자본, 안보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공조’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절화의 핵심 동력으로 미중 패권 전쟁을 꼽았다.
이번 포럼에서 분석된 미중 갈등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네 가지 차원의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1. 자원 패권: 중국이 희토류 채굴부터 정제까지 장악하며 자원을 무기화하자, 미국은 공급망 재편을 통해 이에 맞서고 있다.
2. 통화 패권: 위안화 결제 비중이 8.6%를 넘어서며 ‘페트로 달러’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에너지 거래를 둘러싼 달러와 위안화의 격돌이 거세질 전망이다.
3. 기술 패권: 반도체와 AI, 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격차 벌리기’ 싸움은 2030년까지 세계 경제를 뒤흔들 핵심 변수다.
4. 제조 패권: 중국의 저가 전기차(BYD 등) 공세에 맞서 미국이 상호관세를 도입하는 등 제조업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규제 전쟁이 본격화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도 커졌다.
전미경제학회(KAEA)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전망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보호무역주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급증하는 현상은 과거 미국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세웠던 일본의 모습과 닮아 있다”며, “무역수지 적자를 해외 법인 수익으로 메꾸는 구조적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2026 다보스 포럼’이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다자주의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지경학적 리스크의 일상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석 교수는 “지정학적 불안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며,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인도, 아세안 등 신흥 시장으로의 다변화와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만이 유일한 돌파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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